Art Holic/청바지 클래식 75

사랑은 환상을 먹고 산다-발레 <한 여름밤의 꿈>

■ 사랑, 환상의 물매를 입다 사랑이란 감정은 도대체 뭘까요? 사랑을 다룬 예술작품을 읽을 때마다 혼동스럽습니다. 인간이 배워야 할 감정이자 내재된 어떤 것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는 실체가 되어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전진하게끔 만들죠. 사랑이란 거대한 감정의 기제 ..

일본 연극을 보는 시간-현재의 삶을 긍정하라

■ 시월愛-공연에 홀리다 10월은 공연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공연이 서울의 각 극장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손으로 꼽은 것만 100개가 넘습니다.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을 비롯, 연극올림픽, CID국제 무용 페스티벌까지 손에 꼽기도 힘들죠. 연극과 무용은 우리시대의 비 주류 인디..

광기로 가득한 세상을 견디는 법-연극 <리어왕>리뷰

#1 비오는 날, 극장에 갔어 지난 10주동안 매주 화요일이면 혜화동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강의실에서 시인 황지우 선생님이 진행하는 &lt;명작읽기&gt; 수업을 다녔다. 내가 수강한 것은 명작읽기 2. 중세의 광기와 카니발 정신, 르네상스의 인문주의를 넘어 바로크에 이르는 스펙트럼을 건넜다. 프랑스 르..

심청, 토슈즈를 신다-세계를 향해 몸을 던진 발레<심청>

S# 1 토슈즈를 신은 심청 기사의 제목을 써놓고 나니 뻘쭘하다. 세계화에 맞서는 우아한 방법(?)이라. 공연 리뷰를 기대한 이들이 의아해할 것 같다. 그러나 당당히 말하련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lt;심청&gt;은 우리의 전통적 단아함을 서양의 문법을 빌려 말하되, 이제 문법의 '독'으로부터 탈피한 작품..

소토코모리의 나라, 일본- 연극 <잠못드는 밤은 없다>리뷰

S#1 그들은 왜 잠들지 못하는가 21세기의 열쇠는 동북아시아에 있다고 한다. 흔히 베세토(BESETO)라 불리는 베이징과 서울, 도쿄 이 세 수도의 나라 중국과 한국, 일본이 그 주인공이다. 천안함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 세 나라의 정치사회적 풍경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중국의 위안화 결정과 일본..

인간이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연극<바냐 아저씨>리뷰

체홉은 귀신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 그가 쓴 &lt;바냐 아저씨&gt;가 연극무대에 올랐다. 연출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의 레프도진. 이미 한국에서 2번 내한공연을 했다. 세계적인 연극연출가 피터 브룩조차도 그를 가리켜 차분하게 내면의 진피를 벗기는 연출가라고 추켜세우지 않았..

우리시대 과연 정치풍자는 가능한가-연극<B언소>리뷰

S#1 두로프의 돼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연극이론의 역사는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희생제의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연극에서 최근의 상황극까지 극의 원류와 서사의 방식을 묻자면, 깊이와 넓이가 방대해진다. 198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제목에 끌려 한 권의 책을 샀다. 지금 한예종 연극과에 계신 김광림..

왜 인간은 인형을 만들었을까-발레 '코펠리아' 리뷰

S#1 인형의 역사를 생각한다 제게는 꽤 많은 컬렉티블 바비인형이 있습니다. 물론 시대별 패션을 정교하게 고증해놓은 탓에, 공부를 위해, 사 모은 것이지요. 인간은 언제부터 인형을 곁에 두었을까요? 인형은 선사시대 이래로 인간생활의 일환을 구성해왔습니다. 놀이기구, 혹은 종교적 형상을 묘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