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런웨이를 읽는 시간 46

한 장의 담요, 현대 패션의 영감이 되다-프로엔자 스쿨러의 2011 F/W

인디언 섬머를 보낸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가을 기운이 깊다. 오늘 출근 길은 기온이 뚝 떨어져서 사무실에 자리 잡고 일하는 시간, 머리를 차게 유지하려고 방의 온도를 최소로 맞추어 놓았다. 아래가 차다. 이럴 땐 한 장의 따스한 담요가 그립다. 여행용 포터블 담요나 다음 주에는 챙겨 놔야지 하..

블루 앤 블랙, 세상을 전복하는 강력한 두 개의 빛

가렛 퓨이의 2011 가을/겨울 컬렉션을 보는 시간 왠지 섬뜩하다. 인간의 역사에서 청색과 검정의 투쟁은 빨강과 검정의 투쟁만큼이나 그 역사가 길다. 두 가지 색깔을 모든 옷에 현란하게 펼쳐놓아, 시각적으로 두렵기도 하다. 1981년생 치기어린 젊은 패션 디자이너의 열정만으로 해석하기엔, 그의 옷엔..

왜 우리는 도트에 끌릴까-2011 데이비드 코마 F/W 컬렉션 리뷰

이번 2011 F/W 컬렉션들을 살펴보면 현대미술과의 연관성들을 캐물을 수 있는 작품들이 정말 많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런던에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데이빗 코마의 작품은 유독 눈에 들어오지요. 조지아에서 출생한 디자이너 데이빗 코마는 런던 세인트 마틴 예술학교에서 패..

뉴욕에서 만난 배우 다이안 키튼-전설의 패셔니스타를 만나다

대학시절, 항상 내곁에는 오빠라는 호칭보다, 형이라고 부르는 여학생들이 많았다. 같이 연극을 만들고 힘들게 밤샘작업을 하며 이성이란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그런 호칭은 아주 자연스럽기만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보이쉬한 매력을 풍기는 여자에게 곧잘 끌린다. 과도한 여성성..

몬드리안, 런웨이를 걷다-코스튬 내셔널 2011 F/W 리뷰

올 2011년 해외 브랜드의 가을/겨울 컬렉션을 살펴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작품들이 있었다. 바로 코스튬 내셔널이 발표한 옷들이다. 극단적인 단순미가 오히려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감수성을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아마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엔니오 카파사의 작전 일지도 ..

여자의 우아함은 밀처럼 무르익는다-2011 로다테 F/W

디자이너 로다테의 2011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보고 있다. 올 봄/여름 시즌 작품들을 블로그에 올린 이후, 로다테란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최근 아마존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캐서린 오피와 로다테의 작업을 묶은 도록이 발행되었다. 책 내용을 하나하나 살피며 로다테란 디자이너 브랜드..

2012년 샤넬의 리조트룩을 보다가-엘레강스를 생각하다

프랑스 앙티브에서 열린 2012 샤넬의 크루즈 패션쇼의 이미지를 보고 있다. 디자이나 칼 라거펠트 만큼 샤넬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 이도 드물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샤넬의 전설도 결국은 해변가를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던가 어부들이 방한을 위해 입었던 터틀넥을 여성복에 원용하고 거친 남..

굿 디자인이란 무엇인가-2011 SFAA 신장경 패션쇼 리뷰

부산한 일정을 마치고 컴퓨터에 앉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오늘 아침, 회의를 마치고 부랴부랴 달려간 청담동의 플럭서스 건물. 서울 패션 아티스트 협회(SFAA)의 2011년 F/W 런웨이를 시작하는 첫날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 신장경 선생님이 첫 바톤을 넘기는 시간이어서 열심히 달려..

여인의 옷에 검기가 서릴 때-앤 드뮐뮈스터의 2011 컬렉션 리뷰

게리 멜셔스 <펜싱 마스터> 1900년 캔버스에 유채, 206.4 x 100.3 cm, 디트로이트 미술관 소장 디트로이트 미술관에 들렀다가 우연하게 본 한 장의 그림. 1900년대 미국 자연주의 회화의 거장, 게리 멜셔스의 <펜싱 마스터>다. 양피지 보호 장갑과 훈련용 칼, 흰색 구두를 신은 전형적인 펜싱교사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