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빛과 프리즘.....내 영혼의 햇살

패션 큐레이터 2004. 2. 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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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구슬에 투영된 세상은 어떤 빛을 띨까

마린 블루빛...모든 물상은 프리즘을 통과 하면서

자신의 여린 속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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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은 대지의 빛깔마저도 수정에 비추이면

그것이 가진 내면의 빛깔을 토해내고 맨살의 상처를 드러내는 법이다.

상처는 내 안의 풍경을 경유해서만

그 상처의 빛깔을 드러내는 법이므로.....

우리는 우리를 토하게 만들수 있는 그런 매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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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서도 싹을 내는 곰취
앉은 부채라고도 부른다
겨울잠에서 갓 깬 곰이
어질어질 허기져 뜯어먹고
첫 기운 차린다는
내 고향 태백산맥 응달의 고취 여린 잎
동상걸려 얼음 박인 뿌리에
솜이불처럼 덮이는 눈
그래서 곰취는 싹을 낸다
먹거리 없는 그때 뜯어먹으라고
어거 뜯어먹으라고 힘내라고
파릇파릇 겨울 싹을 낸다
눈오는 겨울밤 나도 한 포기 곰취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죄 뜯어먹혀 힘을 내줄 풀


윤후명의 글을 읽는 겨울저녁은 소잔하고 아스라하다.

수정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모든 물상들이 반대지만

그 만큼 뒤집어 볼수 있다는 점에서

내 안에 감추어진 나를 바라볼수 있게 한다.

우리는 되어야 한다....누군가에서 죄 뜯어먹히면서도

힘을 내어줄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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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떨림은 그렇게 온다

나를 희생함으로써 온다. 화엄경에 나오는 인디라의 구슬이 그러했듯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은 그렇게 나를 비추이고 나를 투영하고 계심을 믿는다

우주의 떨림을 믿지 못하는 우리들은 수정의 빛 속에서

용해되지 못한채 응어리져 그렇게 버려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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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먹혀버리더라도 그를 살리고 나를 죽이는

그런 글과 삶의 경계선들을 오롯하게 걸어가고 싶다......

차가운 겨울...도시의 철조 건축물속에서도

인간의 따스한 감성이 살아 숨쉴때

그것은 철의 물성을 잊어 버리듯

 

우리를 비추는 한 분의 그 빛속에서

우리는 이제 우리가 규정하는 우리가 더이상 아니다.

철이 더이상 철이 아니듯......

여러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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