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옥_항금리 가는 길_72×90cm_2003
한가위가 다가오네요. 귀성을 준비하는 분들은
하나 둘 사무실을 떠나시네요. 귀성열차란 단어가 제겐 생소합니다.
서울에서 자란 저에겐, 귀성이란 단어는 일종의 로망이랍니다. 잠시 오해했다면
고백하고 한동안 미워했다면 뉘우치고 익어가는 고향들녁, 풍성한 영혼으로 먼저 다가가
화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향은 그런 것이겠죠? 옥양목마냥 잘 다려진 하얀 달빛아래
우리 마음도 잘 숙성시켜, 발효된 향 발산하도록, 그렇게 손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고향을
떠났던 이는 떠났기에 외로움에 쩔고, 남은 자는 정겨운 이들이 떠나서 서러웠을터
이제 우리는 연어처럼, 회귀하는 존재가 되어 싱싱하게 만나게 되겠죠.
언제부터인가, 고향을 가는 길이, 답답한 것은 내 마음이
환하지 않아서일겁니다. 추일의 도시, 비정성시의 마을을 살아가는
도시 속 수인들에게 고향은 먼 곳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그렇다고 해도
회귀할 곳이 있다는 것, 그 자체로 행복한 것이겠죠. 작가 김인옥은 자신의 마음속에 언젠가
환한 꽃물이 들때까지, 붓을 들고 기다리겠다고 선언하더니, 귀향의 테마를 들었네요.
이제 마음의 형틀에, 평화가 접어들었나 봅니다. 고향가는 길 무르익은 내 유년
시절의 형상기억합금을 노랗게 물들이는 생의 환희와 만나시길요.
부디 가시는 길,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펴가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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