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학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캐나다 UBC 에서 졸업을 할때 함께 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늘은 함께 계셨습니다. 그래서 참 많이도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니 한편으로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우스개 소리로 이제 그럼 박사과정까지 해보는건가? 하고 물으시기도 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그리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 너무나도 제겐 중요하기에 개인적인
기쁨이나 성취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막둥이로 태어나 참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았던 저였습니다.
요즘은 할머니가 되어버린 어머니를 보면서 겉으로 웃으면서도 사실 뒤를 돌아서면 항상 왠지모를
두려움과 불안함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요. 이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그렇겠지만 사실 저 만큼이나
부모님 말을 안듣기로 유명한 아이도 없지 싶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엄마는 제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중의 한분입니다.
으례 졸업식에서 보여지는 풍경이겠지만 저도 아버지께 졸업가운과 모자를 씌워드렸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그 삶의 깊이는 사실 수많은 박사학위를 받고도
충분히 남는 넉넉한 여백의 생을 보여주셨음을 압니다.
은빛 머리칼은 이제 은빛 면류관이 되겠지요......
아버지와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다가 사실 눈물이 울컥 날뻔 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아버지에게 참 많이도 죄송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끊어야 하는 작은 실타래의 마지막일 뿐이라는걸 압니다.
지금 시작한 사업은 참 도전적이면서도 많은 고민과 상처를 안게할 것이라는 것 또한 알기에,
먼 발치에서 기도와 사랑으로 저를 위해 기원하고 빌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죽었다 깨어나도 이 깊이의 은혜를 피상적으로나마 아는 것
조차도 내겐 불가해 함을 아는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오늘은 참 행복한 날입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김동률의 목소리로 듣습니다....감사.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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