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어제도 왔다. 비가 와도 이제는 슬프지 않다.
슬픈 것은 슬픔도 주지 못하고 저 혼자 내리는 비뿐이다.
슬프지도 않은 비 속으로 사람들이 지나간다.
비 속에서 우산으로 비가 오지 않는 세계를 받쳐 들고
오, 그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비가 온다.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비에 젖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오늘도
가면도 없이 맨얼굴로 비 오는 세계에 참가한다.
어느 것이 가면인가. 슬프지도 않은 비, 저 혼자 슬픈 비.
오규원의 시를 읽는 아침의 시간은 다소 무겁고 장중하다.
오랜 시간동안 메말랐던 대지가 하늘에서 내리는
촉촉함으로 다시 한번 생동감을 찾을수 있을까....출근길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봄의 기운에 다시 한번 져버리게 하는
목련꽃의 속살의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어제는 창사기념일이라 인사동에 갔다.
수많은 전시회들을 보고 왔다. 어제 저녁에도 비가 왔다.
우중산책은 나를 살아나게 한다.
이번 비가 그치고 나면 정말 신록의 봄이 오겠지.......
그림을 보면 항상 블루빛 하늘과
맞닿아 있는 모이스트 가득한 창가 외편의 풍경들이 가득하다.
내부에서 외부를 향해 열린 공간으로 바라보는 빗물들의
흘러내림은 빛물이 되어 우리 안에 가득하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다
오늘같은 날엔 마음 속 한구석 습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친구를 만나 회포를 풀고 싶다......
여러분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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