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완연한 봄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회사로 오는 길,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대지의 지천에 피어
4월이라는 시간성을 더욱 느끼게 합니다.
목련꽃 피면, 겨우내 우리에게 할퀴고간 상처에선
따스한 봄의 냄새가 베어있음을 발견합니다.
어둠을 밀어내려고, 전생애로 쓰는 유서처럼
목련은 깨어 있는 별빛 아래서 마음을 털어놓는다
저 목련은 그래서, 떨어지기 쉬운 목을 가까스로 세우고
희디흰 몸짓으로 새벽의 정원, 어둠 속에서
아직 덜 쓴 채 남아 있는 시간의 눈을 바라본다
그 눈으로부터 헤쳐 나오는 꽃잎들이
겨울의 폭설을 견딘 것이라면, 더욱 더 잔인한 편지가
될 것이니 개봉도 하기 전 너의 편지는
뚝뚝 혀들로 흥건하리라, 말이 광야를 건너고
또한 사막의 모래를 헤치며 마음이 우울(憂鬱)로부터
용서를 구할 때 너는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말똥거리다 힘이 뚝 떨어지고 나면
맹인견처럼 나는 이상하고도 빗겨간 너의 그늘 아래에서
복부를 찌르는 자취와 앞으로 씌어질 유서를 펼쳐
네가 마지막으로 뱉아 낸 말을 옮겨 적는다
박주택의 '목련' 전편
4월 중순까지.....이곳을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참 아름다운 시간들인데......낙화의 시간에 돌아와야 할지도 모릅니다.
유럽의 봄을 만끽하고 돌아오려고 합니다.
그 동안 건강하시고
제가 없더라도 자주 오셔서 이 공간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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