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사람들은 송년의 시간에 지나간 시간의 사금파리들을
자신의 그물속에 통과시키며
다양한 꿈들과 상처들을 이야기 합니다.
모스크바에서 보냈던 한철.......
붉은 광장 바로 옆....수많은 순교자들과 신앙의 바탕이 되었던
수도원 기행
잊을수 없었습니다.
출장을 하도 자주 가다보니 이제 주일을 지내는 일도
외국에서 보내는 일이 많았던 제게
모스크바 기행중 수도원에서 보낸 그 시간들은
짭조름한 내 기억의 앙금속에 달콤한 환약처럼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데오 그라시아스......
신에 대한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고
그렇게 올초 내 자신에게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삶의 생채기들은
제 가슴 한구석 큰 상처들을 남기고
그렇게 아물어 갈 응고의 도전만을 남겨 놓았습니다.
여러분은 항상 제 좋은 모습만
그렇게 보아주셨죠.....항상 한결같고 텍스트 같은 남자라고
상처라곤......한줌없이 너무나도 예쁘게 자란 사람 같다고......
생각해보면 이 모든 글쓰기를 통한 자신의 자랑거리와 함께
약간의 과장과 글 속에서 영원히 소거되어버린 내 남새스러운 삶의 흔적들은
이렇게 시간과 함께 날아갑니다.
사람들은 그랬습니다.
어쩜 그렇게도 구김살이 없고....사람이 어디 한군데 삐딱한곳이 없느냐고
사실 그러한 외면 속에는 항상 아프게 상처 받은 내 자신이 있었습니다.
사실 누구보다 열등감도 심하고
강청도 잘하면서 이 공간에선 참 예쁜 모습만 보여주려고
유난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그랬던가요
행복해서 웃는것이 아니라 웃기에 행복하다고......
적어도 이 공간에서 저는 참 많이 웃었습니다.
이곳에 왔던 사람들에게 선한 힘들과 그 영혼의 쉼이
주어지도록 참 많이도 참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에 임하옵시며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듯.....
당신의 나라에도 모든것들이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올해....참 많은 어려움과 상처와
견딜수 없는 고통과 싸워왔던 사회의 많은 여러분들에게
이제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얼르고 먹이는
우리 속 그 아름다운 힘을 믿기에.....
이제는 지나간 사멸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희망을 향해서 다시 한번 달려야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저도 이 달리기가....이 삶의 장거리 마라톤이
그리 쉽지 않을거라는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지쳐 쓰러지기엔
우리의 생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기에
희망없는 세대라고 자꾸 세뇌해대는 이 세대에 다시 한번
우리를 세우는 그 힘을 믿으며.....
그 분이 우리를 세우면, 세상 그 어떤 높은 장벽과 산을 넘어
일어 설수 있음을....우리는 참으로 서럽게 아름다운 사람으로
강하게 다시 설수 있음을
또 믿고 또 믿으며
그렇게 나가보길 기도합니다.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a mountain.......
이제 다시 시작해요.
다가올 시간만....그 희망 가득한
이미 우리 안에 가득한 희망만.....붙잡고 가자구요.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우리
지난날의 슬픈 눈물 보이지 말자.
이제껏 걸어온 길도 돌아보지 말고
결코 부끄럽지 않은 모래 위 발자국과
눈물에 젖어 기도하던 기억도 지우자.
손에 잡힐 듯 멀어져 간 그 바닷가 파도의
핏발 선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자.
담담하게 아침을 보낸 그날처럼
곧 다가올 저녁 만찬을 위해
우리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과 손을 잡자.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우리
함께 살아 온 날들의 아픈 사슬을 끊자.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 보냈던 날처럼
오랜 그리움의 그늘을 훌훌 털어 버리자.
지금 우리를 있게 한 소중한
지난날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다가오는 소박한 순간을 희망으로 맞자.
나무 끝에 닿지 않는 부끄러운 손을 거두고
아직 손에 든 뜨거운 욕망을 내려놓는
기쁨의 시간이 내게 있음을 사랑하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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