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바다로 간 기사-비오는 날의 수채화

패션 큐레이터 2006. 3. 2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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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차일드 하쌈(1859-1935)

'4월의 봄비, 샹젤리제, 파리' 1888,

캔버스에 유채, 12 1/2 x 16 3/4 inches
조슬린 아트 갤러리

 

오늘은 세계의 인상주의 두번째로 미국의 인상주의를 다룹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사실상 미국의 인상주의는 한번의 스토리로 끝내기엔 방대한 내용과

깊이를 가지고 있지요. 미국의 인상주의는 대표적인 작가 12인 중에서도 6명을 골라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크리스티와 소더비를 통털어 가장 비싸게 팔리는

프레데릭 칠드 하쌈의 그림들을 아주 조밀하게 읽어 보려고 합니다.

 

가장 위대한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로 불리우는 하쌈은 매사추세츠의 외곽지역인

도체스터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식기, 은세공업을 했고 미국의 골동품들 흔히

앤티크라 불리는 것에 대한 관심이 크셨던 탓에 어린 하쌈은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고전과 앤티크들을 어린시절부터 스케치하는 버릇을 들였다고 합니다.

 

그의 이름은 발음부터가 특이합니다. 발음 그대로 적으면 차일드 하쌈이 맞지요

어린시절 친구들이 아랍식 발음인 핫싼으로 부르며 꽤나 놀림도 받았다고 합니다.

원래 하쌈이란 이름의 뜻은 고어체 영어에서 '기사'를 의미한다고 해요

 

1876년 '하퍼스'지에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면서 화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하지요

1880년대 초기, 그는 보스턴 미술학교에 들어가서

뮌헨에서 교육을 받았던 화가에게서 그림을 배우는데

이 당시 다소 고답적이던 아카데미풍의 사실주의와 바르비종파의 영향력이

그가 그린 그림속에 다소 녹아 있습니다. 후반으로 들어가면서 그는 현대의 풍경화와

그 방식들을 받아들이면서 제한된 팔레트를 가지고 회색빛 도시의 풍경을 그리게 됩니다

그것도 비오는 날의 풍경들을 자주 그렸답니다.

위의 그림은 바로 그러한 작품들 중의 하나지요.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녹턴, 기차길 건너기,시카고' 1893

종이에 불투명수채화,40.6 x 29.8 cm

보스턴 파인아트 미술관

 

1886년 하쌈은 3년동안 파리로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줄리앙 아카데미에 입학해

인물화의 기법들을 더욱 세련되게 할수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이와 동시에

그 당시 파리의 정서를 새롭게 해석해가던 인상주의의 발흥 속에서 다소 느슨한듯한

붓터치와 직흥적인 텍스쳐를 살려 샹젤리제 거리의 비오는 날 풍경을 그렸습니다.

 

그는 파리에서 루이 불랑제와 조셉 르페브르의 지도아래 그림을 배웁니다.

그의 동료 친구들은 바로 미국인이었던 존 핸리 트와치맨이었구요

그들은 1898년 미국으로 돌아와 엘든 웨어와 같은 다른 작가들과 함께

'10인'이라는 이름의 그룹전을 열게 됩니다. 그 당시 미국의 화단을 옥죄이던

아카데미풍의 그림들과 싸움을 걸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제라늄이 있는 풍경' 캔버스에 유채

하이드 콜렉션

 

사실 그 당시 미국의 미술은 그 역사가 일천한데다 그들의 주요한 전통이란 것이

관습적이고 '안전한' 그렇게 알려진 작가들의 그림을 모사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런 시대의 풍경을 뒤로 하고 하쌈의 그림은 뉴욕의 풍경을 생경하게 그려내지요

그가 거닐었던 거리와 빌딩숲에 빛과 다양한 색채를 부여하면서 그는 인상주의의

철학 저변에 깔려있던 빛의 부활과 '존재의 빛'을 찾아 미국 미술에 새롭게 입혀냅니다

위에서 보시는 제라늄이 있는 풍경도 바로 이러한 인상주의의 강한 각인이

새겨져 있는 그림입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제라늄과 창가에 앉아

뜨개를 하는 여인의 풍경은 그가 오랜세월 천착해왔던 빛과 색채의 작용이

미국적인 옷을 입고 태어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첼리아 텍스터의 정원'1890

캔버스에 유채,45.1 x 54.6 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1886-1916년 사이, 상당한 시간의 격자들을 그는 뉴 햄프셔 해안의 애플도어라 불리는

섬에서 작업을 하면서 휴식의 시간으로 만들어 갑니다. 원래 이 섬은 많은 화가와 시인들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 하쌈은 시인이었던 친구

'챌리아 텍스터의 오두막에서 종종 머물곤 했다고 하는데요. 하쌈은 그녀를 위해

고풍스런 그녀의 오두막 정원의 풍경들을 아주 사랑스럽게 그려주었습니다.

클로우즈업된 이 화면속에는 거의 꽃들의 향연이 대부분이고 그것을 넘어

환하게 피어나는 푸른 바다와 태양이 작열하는 바위들과 창백한

여름하늘의 풍경을 한꺼번에 담아내지요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애플도어의 파도' 1913

캔버스에 유채, 89.5 x 71.8 cm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뉴욕

 

바로 이 그림도 그가 애플도어에서 보내던 시절, 적어도 그의 그림 경력중 10분의 1을

차지하는 수많은 그림들을 이곳에서 그려냈습니다. 그때 부서지는 포말과

파도의 흔적들이 빛의 명멸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그려지는 가를

그는 이 그림을 통해서 말하고 있지요.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서풍, 애플도어에서'1901

캔버스에 유채

예일 콜렉션, 뉴 헤이븐

 

애플도어에서 보낸 시간들은 그에게 인상주의의 화풍을 넘어서

광대한 공간감과 그 속에서 추상적으로 그려진 바다의 풍경을 만날수 있게 했나 봅니다

이 작품은 그의 작품중 가장 추상화에 가까운 필치로 그려졌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이지요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맨하탄...안개속으로 젖어들다' 1911

캔버스에 유채,18 X 32" (45.72 x 81.28 cm.)
버틀러 미술관, 오하이오

 

하쌈은 뉴욕에 머물면서 1890년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날때까지

그는 멋드러진 거리와 우아한 공원의 산책길, 축제로 가득한 군대의 퍼레이드

맨하탄의 안개낀 일몰의 풍경들을 그렸습니다. 새로운 스카이라인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뉴욕을 세계의 8번째 경이로움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지요.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공원에서'1883

캔버스에 유채,12 3/4 by 16 3/8 Inch

루이스 앤 앨리스 손더스 콜렉션 

 

위에 보시는 그림은 바로 하쌈이 주로 그렸던 공원과 도시들의 풍경들을

아련하게 잡아낸 그의 최고의 '수작'입니다. 비평가들이 뽑은 가장 인상주의 화풍에 가까운

그림으로 뽑은 작품이기도 하지요. 하쌈의 그림이 프랑스의 인상주의에 영향을 받았지만

바로 여기에서 그는 새로운 화풍의 분수령을 마련합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그림속

구도, 장면구성, 혹은 화면에 배치된 대상들의 동세가 길게 뻗어있는 수평선 구도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풍과 다르지요. 사진적 용어를 빌려서 설명하자면

초광각 렌즈에 굴절된 풍경의 이미지가 이 그림속엔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비오는 날, 콜럼버스 거리, 보스턴'1885

캔버스에 유채

톨레도 미술관, 오하이오

플로렌스 스코트 리비의 미술관 기증

 

1885년작 '비오는 날 콜럼버스 거리'는 바로 그가 예전부터 천착해온 '비오는 날의 풍경'

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여전히 그의 인상주의적 '외광파' 회화의 전통을 보여

줍니다. 빛에 대한 관심과 대기,날씨의 조건등 하지만 이 그림은 하쌈의

웨스트67번가 거리에 있었던 그의 스튜디오에서 그려진 그림이라고 밝혀졌지요

 

건조하면서 차갑게 낙하하는 빗물의 풍경들이 대상의 디테일들을 다소

완만하게 지우면서 상당히 대범한 스타일의 그림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밤과 가까와 지는 시간의 풍경을 그리면서 그는 프랑스의 인상주의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던 소재와 테마들을 섭렵하게 되지요.(모네나 르느와르 누구도 밤의 시간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작은 구두수선공 가게'1912

캔버스에 유채,16 1/2 by 30 3/8 inch

애디슨 갤러리 오브 아메리칸 아트, 매사추세츠

 

하쌈의 매력적이면서도 아주 친밀한 도시의 풍경중 하나는 바로 위에서 보시는

'작은 구두수선공 가게'의  그림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그는 도시적 감각과 색조를 띠면서도

마치 뉴욕이란 거대한 기계또한 조화로운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 들게끔

그려내기도 하지요. 중간에 위치한 두 인물이 만나고 있는 장소는 바로

작가의  스튜디오 맞은 편에 있는 오토스쿨이라네요 바로 이 그림은 예전 하쌈의

뉴욕에 대한 대표적인 시각, 뭐랄까...다이나미즘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그의 시각이 옛사랑의 그림자를 찾아가듯 정겨운 예전의 풍경을 그리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내 시야 앞에 모든 것들이 따스함을 잊지 않기를 바라나 봅니다

 

오늘은 상당히 긴 글을 썼네요.

오랜만에 깊이 있는 글과 자세한 작품해설이 들어간 글을 쓰고 싶었더랬죠

미국 인상주의 최고의 작가의 그림을 훔쳐본 느낌이 어떠세요?

행복하세요? 그럼 우산을 펼쳐주세요. 행복의 빛물이 떨어지는 수만큼

또 그 만큼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William H. Gerdts의 American Impressionism 2nd Edition

를 열심히 참고 했습니다. 표절없는 세상을 향하여....그의 공로에 감사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