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인상주의'그림을 좋아합니다.
꼭 미술사에서의 유파적 특성과 철학에 매료 되었다기 보다는
그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켠이 아주 편안해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물은 빛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성을 획득한다.....
적어도 제게는 오늘 읽어볼 그림들을 시작하게 해주는 말인듯 합니다.
겨울의 신산한 차가움도 이제는 봄의 시간아래
서서히 해빙의 공간으로 넘어가는 지금,
그들의 그림을 보는 아침의 시간이 행복해 집니다
메리 캐사트 (1844-1926)
'차 마시는 시간' 1876, 6 3/8 x 25 3/4 inches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뉴욕
매리 카셋의 그림은 예전부터 즐겨 제 블로그에서도 자주 다루었습니다.
예전 인상주의란 유파를 미술사에서 공부할때 저는 이것이 프랑스에만 존재한
현상인줄 알았던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상주의'의 기본적인 철학인
'빛으로 그린 그림'의 힘은 태평양을 건너, 혹은 베링해를 건너
미국과 러시아에 영향을 주었고 또 다른 삶의 풍경과 채도의 햇살 아래
새로운 그들만의 인상주의가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미만한 초록빛으로 가득한 봄의 왈츠를 추는 시간,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그런 싱그러움 보다는 차분한 봄비가 내리는 하루입니다. 서양미술에서
의외로 차를 마시는 풍경들이 참 많더라구요. 물론 여기에는 부르주아라는 계층적
발흥과 더불어 발생한 그들만의 티내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하지만
글을 쓰는 지금, 따스한 국화차 한잔을 머금어 보고 싶어 찻물을 올려놓았습니다.
메리 캐사트
'잠자는 아이를 깨우는 엄마' 1880, 캔버스에 유채,100 x 65.7 cm
로스엔젤레스 오렌지 카운티 미술관
오늘 다루는 작가들은 미국의 인상주의 작가들입니다.
뉴욕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서 예전 미국의 인상주의 화가전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메리 카사트를 비롯하여, 윌리엄 메릿 체이스, 존 싱어 사전트,프리섹,프랭크 웨스턴 벤슨,
쥴리앙 앨든 웨어, 웩트만등....수도 없이 많은 작가들의 그림이
빛으로 그린 사물과 삶의 풍경들이, 그렇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모든 작가군들의 그림 몇점 씩만 걸어놓고
그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피한채, 그림의 따스함만 여러분과 나누고 가려고 합니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인상주의 그림을 하나씩 세밀하게 살펴보는 일은
차후에 '느린 알레그로'의 속도로 하려고요.
메리 캐사트
'아가사와 그녀의 아기' 1890,66.04 x 53.34 cm
종이에 파스텔
버틀러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 오하이오
아이와 엄마가 있는 풍경을 볼 때마다 일종의 '거룩함'이 느껴집니다.
물론 이런 설명을 쓰면 페미니스트란 사람들은 이런식으로 반박을 합니다.
'그건 남성중심주의가 만든, 그래서 항상 여성을 가정에만 쳐박아 놓기 위해
만들어 놓은 신화이고, 가공된 거짓말'이다 라고 말입니다.하지만 저는 꼭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어린시절 특히나 병약했던 절 참 많이도 안고 키우셨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특이한 사실은 메조틴트로 찍어낸 평면의 느낌이
화면에 가득하지만, 정작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이와 엄마의 모습속
풍성할 양감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입니다.
아이의 풍경을 그렇게도 많이 그렸지만 정작 본인은
독신으로 살았던 카사트. 파스텔로 그린 그녀의 그림속 아이와 엄마의 손이
서로에게 엉켜있습니다. 아이와 엄마는 서로에게 상보적인 존재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윌리엄 메릿 체이스(1849-1916)
'바닷가에서' 캔버스에 유채
50.8 x 86.4 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이제 봄빛이 완연해지면 곧 여름의 시간이 또 다가오겠지요.
그림 속 체이스가 그린 해변가의 여인들의 모습이 다가올 시간들의
흔적을 미리 보여주는 듯 합니다.
존 싱어 사전트
'카네이션, 백합, 장미' 1885 캔버스에 유채
테이트 미술관,런던
개인적으로 사전트의 그림을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의 그림 선집들 중, 아이들의 모습만 골라서 만들어 놓은 도록이 있는데
그림 속 아이들의 이미지를 어찌나 잘 살려냈는지
그 이후로는 이 작가에게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프레데릭 차일드 하쌈
'제라늄이 있는 풍경' 캔버스에 유채
하이드 콜렉션
프레드릭 차일드 하쌈(Frederick Childe Hassam :1859-1935)
은 미국에서 인상주의 화풍을 가졌던 가장 뛰어난 화가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마사추세츠의 도체스터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의 혈통속에는 문학이나 예술적인 선조를
가진 탓에 환경과 내면, 이 양쪽에서 그는 복을 타고 나게 된 것이죠.
그의 모친은 유명한 소설가인 나타니엘 호오손과 이어져 있고
부계의 할아버지는 화가인 윌리엄 모리스 헌트(William Morris Hunt)와 건축가인 헌트(Richard Morris Hunt)와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하쌈은 처음에는 고향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어릴 때부터 미술에 흥미가 많아 17세 때인 1876년부터
신문사나 하-퍼등의 잡지사에 일러스터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1880년대 초기부터 차츰 전통적인 사실주의와 낭만파 화가들의 모임인 바르비종 파(Barbizon School)의 영향을 받으면서 화가의 경력을 쌓아 나갑니다
프레데릭 칠드 하쌈,
'첼리아 텍스터의 정원'1890
캔버스에 유채,45.1 x 54.6 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그는 꽃과 여인들을 참 많이도 그린 작가였습니다.
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제라늄의 빛깔이 햇살아래 너무나도 강하게 피어나
마치 사이버 공간에서도 현실의 정원에 와있는듯한 체험감을 갖게 하지요
프레데릭 칼 프리섹
'파라솔이 있는 정원' 1910, 캔버스에 유채
144.8 x 194.6 cm
노스 캐롤라이나 미술관
이제 연두빛으로 대지가 아름답게 꾸며지겠지요....
모처럼 만에 쉬어보는 주말이 정말이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한 주말 되시구요.
그림속 주인공들처럼, 오후의 여유있는 생의 시간과 결을 누리는
모두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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