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영화에 홀리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기혈의 사회학

패션 큐레이터 2004. 5. 6. 00:06

 

 

 

오늘 모처럼 만에 어린이 날을 맞아 한편의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거창한 '아라한 장풍 대작전'

 

다찌마와 리란 작품을 통해 갱스터와 1960년대 한국영화의 유쾌한 패러디를 보여준 유승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고유한 특기인 '오마쥬'를 자신의 시각에 입각해 용해 시켜 내려가는 한편의 필름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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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현대사회에서 철저하게 무시되어 가는 '기'라는 요소를 유쾌한 코메디의 갑옷과 더불어 제시합니다. 적운과 백운과 흑운....그리고 또 다른 세명의 칠선들. 그들은 도시의 환경속에서 새롭게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입니다.

 

한편의 즐거운 코메디를 보면서 많은 심미적인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냥 즐겁고 행복하게 2시간여의 필름의 결을 따라가며 웃고 쓰러지며 때로는 몽환적이고 매트릭스적인 처리를 통해 제시되는 이미지에 자기 동일성을 부여해 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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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닦는 다는 것은 내 안의 혈들을 뚫어 소통시킬때 시작됩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들...내면의 풍경과 외면의 풍경들, 슬픔과 분노를 넘어 나의 그릇을 인정하고 침묵해야 할때를 배우는 것. 하지만 정의 앞에서 분연할수 있을때 내 안에서 나의 능력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혈들을 뚫어 세상을 향해 열리게 할수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영화적인 장치들이 홍콩 무협영화의 기본적인 내러티브를 따라가면서 전개됩니다. 그 예전 헐리우드 키드의 세대로 비디오 영상의 세례를 받아온 유승완 감독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오마주가 아닌 패스티쉬. 즉 합성과 결합에 의한 새로운 의미차원의 영화적 '경배, 오마주'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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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있다면 푸르른 대나무 숲대신 도시의 빌딩 숲과 도포자락 대신 차려 입은 주인공의 경찰복이 다를 뿐인것입니다. 인간이 만든 인공적 자연의 풍경에서도 길에 대한 질문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기혈'의 문제는 이 영화의 작은 모티브로서 충분한 가치를 마련하게 됩니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영화관을 가는 도중 과천에서 내리는 수많은 인파들을 생각하며....영화관에 들러 본 이 한편의 영화로 사실 오늘 오전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아쉬운것이 있다면 남자 주인공과 칠선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역시 느껴지는 연기력 부족의 문제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 것이지요.

 

특히 정두홍 무술감독의 영화연기는 사실 그의 배경인 아직까지는 무술로 이루어진 것에 있지 연기자로서의 면모는 확연히 부족함을 보여줍니다. 이런 점에서 실망할수 밖에 없는 것이....아무리 탁월한 무술실력을 요구하는 역할이라 할지라도 실제로 영화에서 심리적인 요소들을 창출해내는 연기력의 부재는 이러한 포화된 비주얼을 역으로 살리지 못한채 죽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영화계에 아직까지 연기자가 없다는 이유겠지요. 한리우드라고 불리울 정도로 한국영화 산업은 지금 전성기를 달리고 있습니다. 홍콩무협영화에 대한 오마주도 좋지만, 바로 지금 홍콩 영화가 영화사의 한부분에서 점점더 쇠락하고 지워져 가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내부적인 단점과 요인들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오마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오후 한나절의 나른함을 날려버리기에는 아주 좋은 한편의 영화였습니다. 추천 강추****

 

들으시는 곡은 '소호강호'의 메인 테마곡입니다. 행복한 한주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