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맑은 유리처럼 떠올라 / 김혜순
넌 모를 거야
밤마다 내가
잠든 나를 살그머니 눕혀놓고
네게로 간다는 걸
이건 더욱 모를 거야
밤마다 네가
잠든 너를 벗어나
나를 맞으러 나온다는 걸
우리 둘이서 즐거이 손잡고
요단강을 넘나들며
벗은 몸에 수천의 꽃잎을 달고
아름다운 불꽃을
입으로 내뿜으면서
발목에 지구를 매달고 날아다닌다는 걸
정말 모를 거야
깊은 밤 우리 둘이서
맑은 유리처럼 떠올라
하늘을 마시고 달을 삼키며
그림자도 없이
사랑하고 포옹한다는 걸
넌 모를 거야
그리고 넌 이것도 모를 거야
밤이 가고 아침이 오면
우리는 헤어져
다시 잠든 몸 속으로 들어가
소리도 없이
드러눕는다는 걸
드러누워 불을 끄고
땅속 깊이 우리의 꽃대궁을
묻어둔다는 걸
그리고 잠 속 깊이 우리의 영혼을
감춘다는 걸
넌 더욱 모를 거야
김혜순의 시를 읽는 4월 첫날의 밤은 아련한 옛 기억에 빠집니다.
거리에 흐드러지게 핀 우윳빛 목련꽃
에 취해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내일은 회사가 창립 기념일이라 하루 쉴거 같습니다.
그나마 못잔 잠을 좀 잘수 있겠다 싶어 많이 기쁩니다.
작은 것에 좋아라하는 제 모습을 봅니다
이것이 작고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작은 희망일지라도
이 생은 내게 살아야 할 이유를 말해줍니다.
4월은 결코 잔인하지 않은 은혜의 달이 될거라고
그렇게 속으로 잔잔하게 외쳐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멋진 4월 맞이하세요
행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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