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화이트락에서의 추억

패션 큐레이터 2004. 1. 25. 04:57

 

 

 

오늘은 화이트락이란 곳을 갔습니다.

주일을 맞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바로 다운타운에서버스를 타고

목조로 지었다는 피어가 보고 싶어 1시간 남짓 가니 화이트락이나 작은 마을에도착을 했습니다.

 남쪽으로는 미국과 셈야후 만의 기슭과 연결되는 이곳은 작은 어촌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화이트락의 대표적인 명소인 피어로 가는 길입니다.

도로주변에 즐비하게 놓여있는 가게들의 모습들도 참 정겨웠습니다.  

피어에 도착해서 들어가는 길에 보이는 기찻길을 찍었습니다.

이 기차길은 캐나다의 역사에서 주요한 동북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횡단열차의 공사가

1909년 완공되면서 이 마을은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지요.

 

 

 

1500피트 길이의 목조 피어로 들어가는 첫길입니다.

은빛 여울지는 아늑한 바다의 정취가 머리속에서 아련한 무늬의 그림들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방파제가 지어진 곳으로 걸어가면서 한컷 찍었습니다. 우기의 벤쿠버인데

요즘 이상기온인지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질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해가 맑았고 건조한 날씨였습니다.

 특히나 이곳 화이트락은 벤쿠버보다도 더 많은 일조량과 적은 강수량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죠.

 

 

 

 

화이트락으로 걸어가는 길입니다.

앞에 하얀 돌이 보이시죠? 앞에서 설명드린 셈야후 만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 합니다.

셈야후의 뜻은 인디언 말로 반달이란 뜻이랍니다. 또한 인디언 부족 의 이름이기도 했지요.

인터넷을 찾아 이 마을의 소사를 검색해보니 이 화이트 락에는 작은 전설이 하나 있답니다.

슬프지 않은 아주 건장한 그런 역사더군요.

 

 

 

해신의 아들이 인디언 부족의 딸이 멱을 감으로 온 것을 보고 한눈에 반해 사랑해 빠져  버립니다.

그들은 당당하게 부부가 되길 바래 바다의 신에게 가서 결혼을 허락해줄것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한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엔 인디언 부족의 장에게 찾아가 허락을 요구 하지만 이번에도 거절을 당하고 맙니다.

이들은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 대로 부부가 되어

자신들의 땅을 개척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하얀 돌은 바로 그들의 땅의 경계선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들은 후에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부족을 형성하게 되는데 그 부족은 용맹하고

지혜로와서 인디언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만들게 된다고 합니다.

그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 셈야후 입니다.

 

 

피어의 맞은편에서 본 작은 마을 화이트 락의 모습입니다.

한적하고 고요한 정태감이  느껴지는 풍경이지요.

 

 

 

일몰시간까지 기다렸다가 한컷 찍었습니다. 오렌지빛 태양의 잔멸속에

옅은 보라빛으로

변해가는 일몰의 시간.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여운 속에

짧은 하루의 여정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 대단하게 볼것이 많은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작은  소읍의 풍경들을 담아내는일을 좋아합니다.

 바스라져 가는 햇살의 잔멸속에서 언제나

발견하게 되는 것은 현재진행형의 시간입니다. 멈출수 없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나또한

옅은 보라빛의 파도처럼 그렇게 이 지상에서 마지막 호흡을 다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여행은 저로 하여금 많은 것을 겸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거 같습니다.

 

여행은 미지의 곳에서 잃어버린 나를 다시 기억하는 작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짧지 않았던 여행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네요

이 칼럼을 사랑해 주신 분들께 항상 감사하며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