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쉐넌 폭포 앞에서

패션 큐레이터 2004. 1. 25. 04:50

 

휘슬러를 가는 길은 편하고 즐거운 행보였습니다. 친한 형과 함께 드라이브길을 따라

가이드의 안내와 함께 떠났습니다. 오늘은 휘슬러를 가는 도중에 만나 산행길을

걸었던 두개의 폭포에 대한 단상을 올려볼까 합니다.  

 

벤쿠버를 벗어나 1시간 반가량을 운전해 가니 쉐넌 폭로라는 곳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약 300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낙차가 아주 높은 폭포

였습니다. 겨울이라 유량이 좀 적어 운치는 떨어지지만 겨울이란 시간성 속에서

빙결되지 않고 유장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니 가슴 한구석이 다 시원해 졌습니다

 

위의 사진은 쉐넌 폭포에서 보이는 암반 덩어리인데 이름은 지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설명을 듣기로는 저 큰 산만한 규모의 암반이 라임스톤 즉 화강암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반이라고 하더군요.

 

 

 

위의 사진은 쉐넌 폭포에 이어 두번째로 간 브랜디와인 폭포의 맞은편에 있는

체케무스 레이크입니다. 쉐넌 폭포와는 다른 원시림의 느낌과 적요함이

산맥 곳곳에 박혀 있는 그런 모습이 기억되는 곳이었습니다.

 

지형을 변화시키는 내적영력으로서의 물의 움직임.

아래를 향해 표효하며 떨어지는 광막한 폭포의 힘은 지구가 판의 구조로

형성된 이후 끊임없이 지상으로 뛰쳐 나오려는

자연의 야생성을 한없이 보여줍니다.

  

바위를 뚫는 한방울의 물이 일만년이란

긴 세월을 통해 겹겹의 구조로 구성된 대지의 힘을

누르고 그 위에 이렇게 자연이 지어놓은 아름다운 풍광을 봅니다.

브랜디와인 폭포의 또 다른 각도에서의 모습입니다. 겨울산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연의 물상들이 우렁차게 풍성한 유량을 자랑하며

지표면에 떨어졌을 여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처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휘슬러 가는 길목에 있는 정상의 전망대에 놓여진 이정표를 찍어보았습니다.

이정표가 있다는 것. 땅위에 놓여진 표식을 따라 길을 가는 나그네에겐

이정표란 소중한 마음의 지도와 같은 것이죠.

제 안에는 항상 오크향 나는 오롯한 마음의 지도가 있습니다. 그분은 제게 가장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시는 분입니다. 삶의 과정속에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맞은 편 산의 유장한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휘슬러를 가는 길에서 만난 산행과 트레일 길들은 하나같이

강원도 평창과 그 부근을 드라이브 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의 소이와 많이 닮아 있음을 확인합니다

 

요즘 캐나다도 기상이변이 많아 예전처럼 비도 많지않고 눈도 많지 않아

정부차원에서 많은 걱정을 하고 이곳 사람들도 경계의 움직임들이 커짐을 봅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손길이 사실 이곳처럼

잘 조직화 되어 있는 곳도 드물었다는 생각이 들만큼.....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화두에 대해서 우리도 이제는 좀 철저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들으시는 곡은 S.E.N.S.의 연주로 듣는 "넓은 하늘의 기억" 입니다.

푸른 창공을 바라보세요. 저 하늘 아래 우리들의 생이 얼마나 넉넉할수 있는지 그 가능성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해 봅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