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하버드의 공부벌레들-보스턴에서

패션 큐레이터 2004. 3. 11. 21:13

S#1-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학생들은 교수로부터 종종 임의적인 전화방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걸 흔히 Cold Call이라고 한답니다. 즉 매일 매일 이루어지는 케이스 스터디를 위해 아침마다 임의적으로 학생들에게 부과하는 발표를 위한 전화라는 군요 케이스 메소드로 알려진 하버드의 교습방법은 다른 학교의 그것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교습방법이란 말 자체의 의미가 함의하고 있듯 지식을 전수하는 방식과 전통은 문화적인 코드를 드러내는 주요한 기제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매년 58000불이라는 비싼 학비와 엄격한 학생선발로 유명한 이 하버드를 빛나게 했던 것도 바로 케이스 스터디라고 합니다. 물론 하버드의 교수들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합니다. 우선 경영대학원만 보더라도, 악센츄어에서 선정한 살아있는 비즈니스의 대가 50인중 1위를 차지한 경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가 있구요. 또한 조직학의 대가 로자베스 모스 켄터등이 있지요.그리고 학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올해만 10,382명의 응시자를 받았습니다. 거의 합격자의 10배를 뽑아 선별을 가하는 것이죠. 하버드는 학생 구성체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학교라서 30%의 학생이 외국학생들입니다. 이런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과의 그룹토의는 학생들의 에고와 능력을 극대화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S#2-하버드 케이스의 역사 그리고 실천

 

1911년 하버드가 경영대학원을 설치하면서 그 케이스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당시 교수로 재직중이던 아치 쇼란 분이 지금의 '비즈니스위크'지의 편집인으로 대학을 떠나면서 학장을 만나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해요. '당신네들은 문제해결을 가르친다고 하면서 정작 학생들이 그런 문제에 걸려 넘어지면서도 그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비판적 사고와 시작했던 케이스 스터디는 현재 7000여권이 넘는 간행물과 매년 다른 경영대학에 600만부 이상의 카피를 파는 지식의 집성체로 성장하게 됩니다. 여기엔 바로 이론과 실천에 대한 하버드의 다른 시각을 보여줍니다. 철저한 실천적 관점에 의거한 케이스 스터디는 Walk-Ins라는 과정과 더불어 시작됩니다. 즉 그 지역의 기업가들을 초빙해서 그들이 당면한 기업의 문제점들을 수업시간에 이야기 하게 한 것이죠. 이를 토대로 교수들은 문제점들을 하나씩 써내려 가고 이걸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하나의 사례들로 탄생하게 된겁니다. 교수들에게도 이러한 사례만들기는 자신의 경력을 구축하기 위한 예식상 필요한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하버드대학의 Garvin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It is all about what I call 'the courage fo act...willingness to make decision even in the face of limited information. A case is by design, incomplete. but the reality of management is that if you wait till all the information is in before you make a decision, it's almost always too late. What you need is the ability to see patterns, to size up the situations and to move quickly"

 

좀 길지만 인용을 해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제한적 정보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릴수 있는 용기를 키우기 위해 케이스 스터디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세세한 정보에 매달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찾고 상황을 분석하고 재빨리 움직이는 것이라는 겁니다. 실천성에 근거한 하버드의 문화적인 코드가 드러나는 지점입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완전한 정보가 있으면 완전한 의사결정을 내릴수 있다고 전제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세상에 완전한 정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가 문제지요. 우리는 항상 정보의 비대칭 상황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을 이겨낼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요의 문제가 남지요. 저는 Garvin교수가 이야기한 실천으로 옮길수 있는 용기와 더불어 한가지 balancing act 즉 정보에 대해서 균형감을 유지할수 있는 마음을 이야기 합니다. 하버드에서 바로 이런 케이스 스터디가 이루어질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학생들의 구성에 있습니다. 그래서 하버드에선 이런 말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Harvard may have invented the case study, but its students perfected the lingo 즉 케이스 스터디를 만든것은 하버드지만 이것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학생들이라구요.

 

 

 

여기서도 드러나는 것은 지식이란 실체의 형성과정과 생산과정입니다. 하버드 케이스는 그자체로 경영대학원에서는 하나의 비전처럼 학습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과장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공신력을 그들이 얻게 된 데에는 사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그들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학생들과의 토론을 통해서 새로운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결합시켜 시간이 흘러도 그 진본성을 유지할수 있게 하는 그들의 노력입니다. 예를 들어 사례로 분석되고 있는 회사의 CEO를 맨 뒤에 앉히고서 학생들이 논평을 할때마다 "괜찮은 대답인데 지금 CEO앞에서 직접 이야기 하는건 어떤가?' 하고 말이죠. 학생들은 소신껏 자신의 전략적인 방향들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직접 발표하고 또한 그에게 논평을 듣습니다. 그러한 상호작용성이 하버드 비즈니스 케이스엔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로스쿨 그리고 가고 싶었던 그곳의 6군데 박물관의 컬렉션들을 구경하면서 학교의 힘, 적어도 공동의 기억들을 저장하는 상아탑으로서의 면모에 대해 놀라게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존 하버드 동상 아래서 찍은 것 그리고 도서관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만 해도 초록색이 캠퍼스에 가득할 때라 색감이 예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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