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빛으로 그린 그림

그대 삶의 먼동이 트는 날

패션 큐레이터 2004. 1. 4. 22:12








정확을 요하는 일에는 세심한 사람이 유리하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인생 진로의 굵은 선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므로 가끔 높은 망대에 올라가 멀리 바라보라


가끔 치밀하고 세심한 작업을 덮어두고


높은 자아의 목소리를 들어 지침을 삼아라,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좋아하는 색깔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고, 소리도 다르다


사람은 이미 자기 속에 있는 것만을 밖에서 찾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내 주변의 사물에서 조화를 보며


내 주변의 인간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라


먼저 내 속에 조화와 미를 창조하라.


그리고 세상을 보라


이렇게 함으로 차차 신의 관점에 접근하는 것이다.


-곽노순의 '그대 삶의 먼동이 트는 날' 중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보는 인간의 눈도 이리 시시각각 변화할진데


우리내 생의 여울을 돌아가는 저 강물의 깊이 또한 그러한 변화속에 묶여 있는 것임을


배우는 한해가 되길 바래봅니다.






사진속에 드러난 저 유장한 강물의 길을 따라 걸어가보고 싶습니다


지난 3년간 새로운 것들을 배우느라 지나왔던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이밖에도 다양한 수많은 이질적 장소들.....


그리고 그 안에서 꾸었던 꿈들......


 


세밀하고 정치한 꿈을 꾸고 섬세한 빛깔의 선을 긎는 연습을 하느라


정작 중요한 깊고 굵은 삶의 선을 그어갈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한해에는 세밀함과 굵은 선이 서로 아우라지 정선의 교차로처럼


그렇게 서늘하고 평온하게 합하여 지는 생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지도를 펼치면 많은 산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강들의 이름도 있다


그러난 산은 이름을 알지 못하고, 강은 그렇게 불리는지


모르면서 흐른다.


우리 또한 산과 같지 않은가?


인간들끼리 모여 살 때 편리상 쓸 뿐 내 이름이 곧 나려니 생각마라


때때로 강처럼 이름을 잊고, 산처럼 멍하게 그런 게 무엇이냐고 물어라


이름 붙일수 없는 우주의 일부로 머물라


그래서 본래의 이름 없는 큰 존재로 살다 가라.





 


머리 회전이 빠르고 재주가 비상한 사람은 목적을 쉽게 달성 할 수 있다.


그러나 급한 사람은 그 과정에서 타인의 정당한 몫을 밟고 지나가기 쉽다


나이 들어 후회하리라.


 


그러므로 머리가 빨리 돌아가는 사람은 가슴 도한 더웁기를 바라야 하고.


재주가 남다른 사람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한해가 시작되면서 많은 기대와


많은 꿈과 소망을 적어보는 일들을 합니다.


저또한 그러한 소소한 삶의 일상에서 멀지 않습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일과 올해에는 만나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의 리스트와


이런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적어보다가


그냥 덮어둡니다.


 


그리고 먼하늘을 바라봅니다.


이 대지에 내리는 흰눈의 아름다움이 찬연한 대지의 숲과 그 빛깔을


덮어 더욱 아름답게 만들듯.....다가올 한해의 시간의 스펙트럼은


나를 지으신...그래서 내 안에서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그 분이


그려갈수 있도록 삶의 여백을 남겨 놓으려 합니다.




 




오늘 글은 지금으로 부터 10년전 생일선물로 받았던 한권의 책을 다시 읽으며




마음에 드는 글들을 부분적으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책의 제목은 곽노순 교수 명상집'그대 삶의 먼동이 트는 날'입니다











김홍기의 사진읽어주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