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나도 희망의 이유가 되고 싶다

패션 큐레이터 2003. 10. 25. 19:22



“네가 진실로 그것을 간절히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기회를
붙잡는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절대로 네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네게 길이 있을 거야”
내 사랑하는 딸 제인에게 엄마가 -

S#1-나도 희망의 이유가 되고 싶다

"꿈을 꾸는 사람이 자기 꿈의 가치를 진지하게 인정하고, 세상을주의 깊게 관찰하고 관찰된 내용을 꿈속의 것과 비교해 보고,자기 꿈의 성취를 위해서 의식적으로 활동한다면, 꿈과 현실의 괴리는 어떠한 해악도 일으키지 않는다. 꿈과 현실 사이에 어떠한 연관이 존재하기만 하면 만사는 잘 풀릴 것이다.”

                                                     제인구달-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 중에서-

 

 

똑똑했지만 남새스럽기만한 가정형편, 대학도 가지 못하고 비서학교를 나와 병원과 사무직원으로 웨이트리스로 전전하던 여자.하지만 희망의 근거가 되기 위해 꿈을 버리지 않았고 마침내 그녀는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가 됩니다. 바로 '희망의 이유'를 저술한 제인 구달입니다. 그녀가썼던 수많은 책중에 한국에 그나마 소개된 것은 3권 남짓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연과의 교감. '인간만이 지구상의 유일한 종은 아니다'라며 인간의 오만과 편견을 온몸으로 부딛쳐 싸웠던 전사. 전 그녀가 좋습니다. 서늘한 미소위로 비추어지는 자연과 인간의 대화적 관계가 그녀의 골패인 노역위에 아름다운 주름살로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자가 지어주신 이 세상에서 모두가 풍성하게 경작되고 길러지는 존재이어야 하건만 유독 인간만이 자신의 상처에의 탐닉과 편견과 폭력을 드러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그것은 자신만이 유일한 존재라고 상정하는 교만에서 이 모든 것이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S#2-아버지 바다의 은빛 고기때처럼.....

 

침팬지 연구를 위해 그들과 함께 먹고 자고 숨쉬고,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그녀의 심정을 헤아려 보려 합니다. 그녀는 과학적 관찰에 의해서만 연구되던 이전의 패러다임을 뒤집고 생태론적이고 주관적인 인간의 관찰이라는 새로운 프리즘으로 바꾸는데 성공합니다. 과연 우리가 응시하는 모든 환경과 모습이 객관적인 것이라고 단정할수 있을까요. 내 안의 상처를 경유해서만 나를 둘러싼 모든 풍경은 그 존재의 이유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다 이 부분에서 긴 시간의 생각에 잠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러한 상처가 우리 삶에서 만들어 내는 폭력성과 파괴적 본능에 대해 우리 모두 이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였죠. 상처는 치유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 탐닉하고 그것에 빠져 타자의 삶까지 다치게 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제인 구달을 이야기 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현재의 그녀의 명성을 통해서만 그녀를 해석하지 않는 일입니다. 


세계적인'동물 행동학자가 되기 위해 그녀가 감내해야 했던 어려움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숲속에 들어가 그들과는 다른 '하얗고 낮선 원숭이'로 받아들여지기 까지 그녀는 목숨을 잃을뻔한 사건도 수없이 겪게 됩니다. 요즘의 현대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관계를 형성하고 만들고 헤어지고 합리화 하는 것 같습니다.소중한 관계는 빠른 시간내에 만들어 지지 않습니다.드디어 유인원들의 사회속으로 편입했을때의 소감을 그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태양이 지평선 위로 사라지기 바로 직전, 데이비드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황혼에 비친 내 그림자가 그와 만났다. 훗날 나는 가장 뛰어난 지능을 지녔다는 인간만이 침팬지 위로 그늘을 드리울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즉 총을 소유하고 주거지와 경작지를 확장함으로써 오직 인간만이 야생 침팬지의 자유로운 모습위로 운명의 그늘을 드리울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그녀의 두번째 저서인 '인간의 그늘아래(In the Shadow of People)가 나오게 되지요. 중국의 창세설화에는 신이 인간에게 첫번째로 주어준 선물이 바로 '척도' 라고 말합니다. 도량형을 만들고 사물의 깊이를 잴수 있도록 숫자로 환산되어 있는 그 척도 말입니다. 그것을 통해 인간은 자연을 계량하고 또한 계측하고 이해할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렇게 자연에 자신의 이름을 부여하고 식민화 하면 모든것이 끝날까요?  제인구달의 책에는 다양한 유인원들이 나옵니다. 그들에게서 분노와 사랑과 상처와 평화를 보지요. 





결국 우리는 유인원이란 다른 타자를 통해 인간의 다른 면모를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인구달의 삶의 과정을 보며 많은 생각에 빠집니다. 저 또한 그리 넉넉치 않은 살림에, 노쇠한 부모님에 대한 걱정들,그리 피붙이 형제들과의 불화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숨기고 싶어하는 상처또한 한키를 넘어 숲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시종일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는 거 고백해야 할듯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아름답도록 빚어주신 이 세상을 살아갈 존재의 근거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며 저나 여러분 모두 지금의 환경을 더욱 나은 것으로 만들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화해를 꿈꾸며 나를 만드신 아버지의 은빛 바다를 유영하는 고기가 될때까지....살아갈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래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