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 내의 니토베 가든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에 자주 갑니다.
봄날에는요. 마치 꾸욱 눌러짜면 초록빛 물이 나올것 같은 풍광이 눈 앞에서 작은
소우주로 펼쳐져요. 일본인 건축가 니토베가 지어서 헌납한 건물이라네요.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이랍니다. UBC 재학생은 입장무료입니다. 히힛. 이 옆에는 북미에서 세번째로 큰 아시안 도서관이 있고
여기 사서분이 이대출신의 한국분이세요. 저번에 가서 제가 쓴 글이 나와 있는 저널을 드렸답니다.
5월이 가까와 옵니다. 이제서야 캠퍼스에 봄이 왔다는 걸 완연하게
느낄수 있었습니다. 지난 2주간은 참 많은 비가 왔지요. 여전히 쌀쌀한 날씨라 오전에도
겨우내 입었던 니트를 걸쳐야 하지만 하늘은 짙은 파란빛으로 물들어 있더군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정신없이 새롭게 시작하는 피리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겨우내 이곳에서 보낸 피리어드의 시간들은 사실 그리 밝지만은 못했습니다.
매일 내리는 비속에서 우울한 감정에 빠졌던 것도 인정해야 겠습니다.
이곳에 와서 처음엔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건만 읽을거리가 많다는 핑계로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볼것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구실로 몸의 탄력성이 조금씩 잃어져 가는 걸 느낍니다.
살도 붙었구요. 다시 빼야 할듯 합니다^^
니토베 가든에서.....미만한 연초록 빛 아래 사랑했던 사람이 준 연두빛 니트를 입고 서다.
이제 지나간 사랑이지만 그 사랑에 후회없길.....내 봄날은 그렇게 갔다
그래서 피리어드가 시작하기 며칠전 부터 캠퍼스 곳곳을 막 걸어다녔지요.
그러고 보니 제가 있는 기숙사와 경영대 건물만을 오갔지 학교안에 곳곳을 걸어다니다 보니
정말 예쁜 곳이 많다는 걸 요즘와서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푸른 엽록소들을 토해내는 봄의 시간엔 많은 것들이 그리운 법입니다.
예전에 담쟁이 덩쿨이 우거졌던 연희관 건물도 생각이 나고 그리운 추억의 방울이
미만한 초록빛으로 영글어 가고 있음을 배웁니다. 학교내에 있는 일본식 정원에 가서 오늘은 산책도 하고 책도 읽었습니다.
적요한 정원의 풍경. 일본의 니토베라는 조경술의 전문가가 이곳 BC 정부와의 유대를 위해 축조한 곳이랍니다.
데이비드 램 도서관, UBC내에는 각 단과별로 8개의 도서관과 중앙 도서관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램은 중앙 도서관입니다. 800만권의 장서가 있지요. 이 속에 있으면 괜히 행복해 집니다.
그 책을 다 읽은것도 아니면서 말이에요. 혼자 환상에 빠집니다....오늘도
요즘은 협상에 관한 책들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자연히 배우는 기술이 아닐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물건을 사고 하는 모든 것들이 협상일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론을 배우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을 다시 한번 틀을 잡는다는데 있겠지요.
이곳에서 개인의 협상 스타일을 테스트 했는데 저는 소프트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강하게 밀어부치는 방법을 배워야 할거라고 합니다.
세월이 가면서 너무나 배워야 할 것이 많음을 깨닫게 됩니다.
Getting to Yes란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협상을 할때
무조건 Yes을 얻어내는 것만이 최고는 아니다라는 거였습니다. 때로는
No란 대답에 직면할때도 있고 이것을 돌리지 못할때도 있지만 이런 상황속에서도 최고의
차선책을 마련하고 준비하는 자세라는 것이죠. 너무나도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사실
살아가면서 처음의 입장에 매달려 차선책을 생각하지 못하는 우를 너무나도 많이 범해왔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제가 즐겨 가는 콴 퍼포먼스센타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하는 공연들이 좋은 것이 많아서 안빠지고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에 가서 자주 공연을 보는데 가격은 그리 녹록치는 않아서 유학생의 얼굴을 힘들게 하긴 합니다.
핀커스 주커만의 연주를 들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의 모습......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들....어찌보면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배운다기 보다는
내가 연습량을 늘여서 익숙한 풍경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현명함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것들을 무리 없이 저항없이 배우기 위해 또한 내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겸손해지는 것이 필요할듯 합니다.
봄이 완연합니다.
독자 여러분들 모두 봄빛 가득한 테이블에 누워
어떻게 이쁘게 일상을 살아낼지 고민하는 하루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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