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내 영혼의 갤러리

사랑에 대한 우화

패션 큐레이터 2005. 9. 9. 19:21

 

 

 

오늘 읽어보는 옛그림은

바로 16세기 궁정화가였던 브론지노의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란 작품입니다. 원래 이 작품은 메디차 가문이 프랑스 왕에게 보낼 선물로서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처음 이 그림을 보고나서

그 첫느낌은 뭐랄까.....화면속의 각각의 인물들의 표정이 참 살아있다라는

것이었고 두번째로는 뭔가 이 그림속에 작가의 말처럼

사랑에 대한 우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림을 보면 전면에 황금빛 사과를 든 비너스와 큐피드가

묘한 태도로 사랑을 나누고 있다. 비너스의 오른쪽에는

장미꽃을 던지려는 아이가 있고

그의 오른발은 파충류의 발을 밟고 있습니다.

이는 어리석은 사랑의 쾌락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파충류의 모습을 한 여인의 모습은 바로 변덕을 의미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파충류는 주변의 색에 따라 자신의 색을

혹은 온도를 바꿀줄 아는 능력이 있는듯 하지요.

 

큐피드의 뒤엔 일그러진 표정으로 괴로와 하는

사람의 모습이 있다. 바로 성병과 매독을 의미한다고

평론가들은 이야기 합니다

 

뒤에는 뒷머리가 없는 여인이 모든 상황을 푸른 천으로 덮으려 합니다

그녀는 바로 망각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를 막아내는 남자의 팔은 바로 시간이라고 하네요.

 

이 그림 속에는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얼굴들이

녹아 있는듯 합니다. 쾌락과 즐거움, 어리석음과 질병

변덕과 망각....잊기위해 노력해야 하는 인간의 모습 말입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랑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의 시를 읽는 시간은 행복합니다.

제가 꿈꾸는 사랑의 알레고리는 바로이렇게

햇살과 고요한 아름다움이 있는 풍경입니다. 그것은 그늘이 있건

없건.....우리에게 필요한 것임을 배우는 현명한 사랑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