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사진 읽어주는 남자의 란을 채워봅니다.
오늘은 미국의 웨딩사진 저널리즘 협회에서 주최한 올해의 컨테스트에서
입선한 작품들을 하나씩 올려보도록 합니다.
물론 예쁜 사진과 함께 결혼이란 제도의 사회학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이고요
앞으로 3회에 걸쳐서 결혼이란 화두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위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빛의 움직임과 정확한 대칭감
단순한 아름다움과 고운 빛깔의 바구니
어찌보면 흰색과 붉은색이 어루어져 만들어 내는 결혼식의 분위기를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역사의 빛깔들을 드러냅니다.
이제 나이가 차가면서 주위의 친구들이
결혼을 통해 저를 하나씩 떠나가는 것을 경험합니다.
물론 저도 그들처럼 제도가 인정하는 한에서의 결혼이란 것을
그 아름다우면서도 항상 긴장해야 할것 같은
시스템에 저를 던져야 할 나날들이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결혼을 통해서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로 묶이며 그들만의 새로운 발자취를 써가야 하는것. 도전적이면서도
사실 많은 새로운 준비를 필요로 하는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예전엔 몰랐습니다. 그저 논리적이고 정연하게
내 자신을 이야기 하고, 이를 통해 사람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일수 있다고 믿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마치 저 신부가 마시는 한잔의 와인과 같아서
술의 원조인 바쿠스처럼 상처의 탐닉과 아픔의 망각을 위해
만들어 낸, 저 술의 기능을 또한 내 마음속에서 새로운 기제를 통해
만들어 낼수 있는 현명함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사랑하는 아내에게 매일 피아노를 쳐주고 싶었고
그를 위해 내 마음의 빛깔인 붉은색의 장미를 바치고 싶었습니다.
카이로의 붉은 장미처럼 선홍빛이 강렬한 내 마음이 다인것 처럼
뜨겁고 강한 그 마음이 지금 우선적으로 내게 다인것 처럼 말이죠
그래도 결혼 주례에 설 목사님은
사랑하는 자신의 제자에게 혹은 성도에게 꼭 기억할 만한 성구를
잊어버리지 않고 전하기 위해
손바닥에 써내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그래서 목사님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가녀린 목에
내 정절의 의미로 우윳빛 펄이 가득한
진주 목걸이를 걸어줍니다.
목걸이와 반지, 흔히 결속이라는 용어로 혹은 상징으로 사용되는
이것이 당신에게, 나란 부족한 사람을 위해 묶여서 살라는 뜻이
되지 않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내게 시집올때 드레스의 반투명한 쉬폰으로 가려진
가느다란 당신의 몸선이 세월과 함께 뚱뚱해지더라도
나는 당신을 두꺼워지는 삶의 깊이만큼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쁜것은 내 부모님과 당신의 부모님이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을 기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엔 그저 결혼이란 당사자인 두사람만이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꼭 그런것은 아니라고
어른들은 내게 충고했습니다.
살아온 배경과 어느정도의 비슷한 빛깔의 코드가
우리를 묶는 옷처럼 그렇게 입혀지는 것이라는 걸 배운것이죠.
오늘만큼은 당신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춤을 추고 싶습니다
어차피 인생이 삶이란 춤의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인것을 배웠지만 이제는 그 리듬에
저 혼자서 덩달아 던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왜냐면 당신과 내가 함께 그 춤을 추고 있기에
나는 행여나 당신의 발을 �지 않기 위해서라도
리듬과 속도와 동선과 움직임...모든것을 이해하고 감싸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책임이 당신의 미소 하나로 행복합니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저와 결혼해 주셔서.......
우리 행복할거에요
내년에 쓸 글인데 미리 써보았습니다.
결혼이란 것에 대해 드라이한 글을 쓸려고 했는데
사진들이 어찌나 예쁜지 그냥 가벼운 산문이 되어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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