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하는 이 한장의 사진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중에서 골랐습니다.
이 한장의 사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줍니다.
포로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명의 여자가 고개를 떨군채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비난에 대해
일련의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나치를 위한 정보제공자였습니다.
결국 그녀도 전쟁이 끝난후 이제 귀국을 하기 위해
모여있는 포로 수용소에서 자신의 얼굴을 알고 있는 이들을 통해
발각이 되버리고 말지요.
게슈타포의 폭압과 상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온 존재를 던져야 했던 이들에겐
당연히 그녀를 벌하는 것이 수순이었지 싶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당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나이는
19살 아직 어린 나이. 하지만 이 사진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사진적 삶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의 사진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것" 들에 대한 사진입니다.
그 안에는 담론과 성찰, 개인적 반성을 통한
사진적 매체와의 만남이 존재하고 있지요.
일제시대의 상처가 여전히 상존하고 그 당시 게슈타포들에게
우리를 팔았던 그들의 생명은 여전히 더욱 많은 힘을 갖고
이 나라를 지배하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친일의 역사를 바로 잡는 문제는
아주 뒷전이 되어 버리고 우리에게 저 더러운 오명의 역사를
만들어준 우리 안의 저들을 벌할 수 있는 어떠한 기제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음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마음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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