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파리가 당신을 부를때....2

패션 큐레이터 2005. 5. 7. 09:29

오늘부터 본격적인 출장 이야기를 쓸 차례입니다. 사실 이번 출장은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있어서는 아주 이정표가 될 만한 이벤트였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차량용 디지털 제품은 흔히 두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집니다. 비포마켓과 애프터 마켓이라고 말씀드렸을 겁니다.

 

즉 차량 제조업체들 , 가령 현대나 포드 푸조와 같은 이 자신의 제품라인인 자동차에 장착하는 제품을 생산할때 이것은 소비자의 2차적인 잠재수요가 발생하기 전의 시장이라고 해서 비포 마켓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령 오늘 소개하는 것 처럼 자동차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라고 하면 이러한 비포마켓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바로 이러한 전통적인 상거래의 경계선들이 요즘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흐려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전자제품들의 경우는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이번에 출장으로 갔던 프랑스의 발롱스라는 파리에서 TGV 로 2시간이 넘게 가야하는 한적한 시골에 갔던 이유도 이 자동차 생산기지에 방문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회사의 이름은 밝히기가 어렵구요 특수 목적의 차량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특히 레크레이션용 차량들 그 중에서도 캠핑 목적의 특장차를 디자인 하는 회사입니다. 유럽은 특히나 캠핑문화와 휴가산업이 발전한 나라입니다. 한국적 정서로는 사실상 이해하기 어렵지요.

 

한적한 시골과 널브러진 햇살 아래 거의 한채의 집같이 느껴지는 캠핑카 안에서 기나긴 휴일을 즐기며

노동으로 부터의 쉼...이란 여유를 갖는 이들이 부럽기만 했습니다.

 

바로 위의 차량이 앞에서 이야기한 캠핑카의 프로토파입 즉 원형 모델들입니다. 현재 피아트와 르노 시트로엥과 포드를 위해 연간 상당 규모의 이러한 특장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앞에 널브러져 있는 전자제품들이 바로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이 캠핑카를 위해 제조 하고 있는 제품이구요.차 안에 하나의 집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쉬울듯 해요. 그래서 부엌이며 냉장고며 식탁이며 샤워실에 침실까지 모든걸 만들어 붙이는 거죠. 생산라인들을 돌아다니는데 사실 자동차 회사라기 보다는 거의 가구 회사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차 안 내부가 집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집처럼 편하게 다닐수 있게 한 것이지요. 이러한 캠핑카는 2 종류로 크게 나뉩니다. 캠핑카와 벤으로 나뉘는데요 벤은 쉽게 말해 승용차 뒤에 장착시켜 다니는 작은 종류의 차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차체 무게를 고려하여 단단한 나무 목재로 구성을 합니다. 현재 구성중인 캠핑카의 프로토타입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할 프랑스측 사장님과 제조업체의 기술 담당 전무님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실 이 회사에 오면서 전략적으로 기획했던 제 구상의 한 부분을 이루게 됩니다.

 

애프터 마켓에서 중국과 일본의 공세에서 전략적인 우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유로의 기조를 이용해 원할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기로 마음을 먹었거든요.

 

유럽은 정말 어찌보면 아주 완전 다른 나라들이었습니다. 물론 이쪽에서 공부도 했고 유학도 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완전히 다른 정서를 가진 나라이고 문화의 방식과 삶의 방식이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디지털 가전업체들에겐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지요. 이번 특장차 프로젝트를 5년간 진행하면서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의 서플라이어로 계속 해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이 유럽으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작은 나라 한국의 유일한 희망처럼,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내에서 Forbes 지를 읽었는데 편집자인 포브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가 한국보다 디지털과 광대역 무선에서 40배가 뒤쳐져 있다....바로 정치가들 때문이다....텔테코즘을 자유롭게 하라" 고 말이죠. 앞으로의 차량은 단순한 수송 수단이상의 의미를 띠게 될겁니다.

 

달리는 사무실처럼, 세상을 향해 있는 창처럼....정보소통과 문화향유의 중심점이 되고 끊임없이 유동하는 노마드의 감성을 담아내는 기술적 갑옷이 될거라는 점이죠. 그 기술의 중심에는 핵심적인 코드로서의 머리 역할을 하는 헤드유닛이 있고 바로 이러한 유닛기술을 한국이 발전시켜 가고 있다는 점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이 유럽이란 차가운 나라를 따스하게 껴안을 때까지 우리의 프로젝트는 계속됩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