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과 사회

영화 그리드 GV를 마치고-패션산업의 민낯을 보다

패션 큐레이터 2020. 10. 13. 07:07

영화 그리드, 탐욕스런 패션의 얼굴

최근 개봉한 영화 그리드Greed 의 관객과의 대화에 다녀왔습니다. 패션 관련 영화를 할 때마다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왠만하면 다 참여를 해왔어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코코샤넬><알렉산더 맥퀸><블링링> 등 셀수 없이 많은 패션 소재의 영화들을 사람들과 깊이있게 이야기로 나누는 것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영화 <그리드>는 기존의 패션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작품입니다. 실존하는 패션리테일 산업의 최고 갑부, 상위 1퍼센트의 재산을 가진 패션계 인플루언서를 다루죠. 패션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만, 창작자 중심의 서사를 주로 영화를 통해 봤다면, 이번에는 한 벌의 옷을 생산하는 체계를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 바로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 영화사에서 이 영화에 GV, 관객과의 대화 요청을 받았을 때, 한치의 주저함없이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왜냐면 영화속에서 묘사하는 인물이 영국패션산업의 중요한 인물이자, 최근 5년간 최고의 논란속에 있는 사람이었어요. 바로 필립 그린이란 패션 리테일 그룹의 회장이자, 영국에서 두번째로 돈이 많은 갑부였죠. 하지만 그가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비윤리적 태도와 관행들은 한번쯤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이 영화에 대해서는 자세히 여러 회차에 나누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최근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공정무역과 같은 주제가 패션산업을 뜨겁게 하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제 이 영화 속 인물을 통해 우리 이전 세대의 패션산업과 관행이 가지고 있던 수많은 문제점들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관객과의 대화'는 저녁 9시 반부터 했어요. 늦은 시간이고 월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지 않고, 영화의 메세지를 함께 공유하며 공감해주신 모든 관객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