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패션의 소리를 들어라-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에서의 수업

패션 큐레이터 2017. 6. 25. 23:40



암사도서관에서 6회에 걸쳐 진행되는 <길 위의 인문학-패션>편 4회차 수업을 위해 가로수 길의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을 방문한다. 그림으로 읽는 패션의 아이콘이라는 내 책 <샤넬 미술관에 가다>의 부제를 걸어놓은 탓에 처음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VOGUE LIKE A PAINTING>이나 디뮤지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샤넬 전시를 볼까 고민을 했다. 루이비통의 가방전도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의 상설 컬렉션을 보기로 결정했다. 특정 브랜드의 헤리티지만을 알리는 것 보다, 가방이란 사물에 대해 역사적인 진화과정을 풀어내기엔 여기 만큼 좋은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내 패션강의는 세부적으로 다양한 영역과 만난다. 리테일 기업의 전문가들을 위한 집중 업무 역량 코스나 소비재 산업의 다이나믹스를 가르치는 건 오래되었고, 특히 소비자행동과 관련된 역사적인 증거들을 놓고 현재로 소환시키는 문제도 내 단골 주제다. 이외에도 여성의 옷장을 큐레이션 하는 법에서 부터, 나는 스타일링이란 단어보다 이제는 산업의 변화와 추세에 맞추어 큐레이션이란 용어를 더 많이 쓴다. 사실 요즘 이 단어는 핫함을 넘어, 우리 사회의 상식적 수준의 변화를 지칭하는 단어로 변하고 있다. 내가 강의하는 주제는 이외에도 패션과 마음 치유, 스타일링, 패션과 인문학을 결합한 셀프 패셔닝(Self-Fashioning) 클래스 등이 있다. 헤어, 보석, 패션, 액세서리, 가구 및 인테리어, 건축 등 패션과 연결해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산업의 영역에도 메세지를 전하고 다닌다. 


올해 유독 길 위의 인문학 코스가 너무 많다. 의식주를 테마로 하는 해여서 이리라. 패션의 고전적인 메세지를 전하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린다. 이러다보니 패션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깊게 사유하고 읽는 작업을 나 자신은 게을리 하지 않아도 항상 현재성의 메세지로 전환해서 전달하는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패션어휘도 역사에 따라 변한다. 그 어휘들을 하나씩, 목록화하고 사전처럼 만들고 있다. A에서 Z까지, 그 어휘가 주는 풍성한 의미들을 나 스스로 새벽시간에 정리를 해가며 음미한다. 우리가 가방을 읽고 맛보는 일도 그러할 것이다. 가방의 역사에서, 가방을 통해 우리의 삶이 변하고, 또 변하게 되는 마술적인 계기들을 함께 읽어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