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인스퍼레이션

자하 하디드, 클러치를 조각하다

패션 큐레이터 2017. 6. 20. 18:43


Photo Credit : Wall Paper Magazine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프랑스의 유서깊은 가죽제품 브랜드인 페랭 파리(Perrin Paris)와 손잡고 7개의 화려한 클러치를 만들었다. 원래 페랭은 1893년 프랑스의 생 쥐니앙 지역에서 고급 가죽장갑을 만들던 브랜드다. 가죽공예의 누적된 기술을 제품 확장으로 연결시키며, 오늘날의 페랭은 가죽 브랜드로 명성이 높다. 작고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항상 대지 위에 설계된 모든 건축을 유기적으로 재단된 '직물'처럼 구성하던 작가다. 클러치에 손을 끼워서 안정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페랭의 디자인은 회사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제품이다. 



이것을 건축적으로 3차원의 효과를 더하여 만든 것이다. 핸드백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가방은 인간의 팔과 손을 대행하거나, 혹은 은유한다. 가방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우리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가방이란 제품과 함께 새롭게 빚어낸다. 포즈와 제스처는 이렇게 태어난다. 클러치를 들 때와, 숄더백을 맬 때와, 범 백을 맬 때, 우리의 신체는 각 제품과 맞물린 우리의 신체부위를 세련되게 빚어냄으로써 새로운 포즈를 만들어낸다. 페랭의 디자인은 1930년대 아르데코 문화가 보여준 기계문명에 대한 찬양이 어떻게 부활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근거다. 이번 자하 하디드의 작업은 마치 주얼리 작업처럼 보이기도 한다. 건축소재의 금속성이 묘하게 가죽의 견고한 표면과 만나, 더욱 흥미로운 형태의 클러치를 보는 이들에게 선사한다. 하나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