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에 있는 강동구 사회적경제 지원센터에 다녀왔다. 이곳에서 가죽 관련 클러스터를 구성하며, 그 속에서 가죽제품을 디자인하고, 창업을 하고, 관련 업체들을 운영하고 있는 젊은 멤버들에게 복식사 강의를 했다. 복식의 역사를 연구하는 측면은, 단순하게 시대별 복종의 특징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도 아니고. 그것은 결국 패션이란 거대한 인간이 만든 인위적 체계와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다. 패션을 공부하면서 옷을 만드는 소재들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패션소재들을 테마로 책을 쓰려고 꽤 오랜동안 준비해온 내게도, 이상하리만치 레더는 거리가 멀었다. 그만큼 가죽이란 소재에 대해 깊이있게 접근하고, 미학과 역사적 실천, 문화적 상징들을 쉽게 풀어놓은 책은 많지 않았다. 매년 좋은 책을 기대하며 번역을 해보리라 마음먹었지만, 생각보다 자료들은 부족했다. 오히려 명품 업체들의 역사와, 그 기업에서 나온 가죽 관련 자료집, 테크닉 매뉴얼 정도가 더 좋았던 거 같다. 문학작품 속에서 가죽의 의미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오늘 강의는 가죽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마치고, 현업에서 자신의 공방을 만들고 작업하는 분들이기에, 가죽에 대한 어설픈 이야기를 꺼내느니, 복식의 역사와 그 체계, 시대별 코드와 그 속에서 가죽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봤다.
지난번 성수소셜패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을 때, 함께 했던 leather studio 홍스공방의 홍춘욱 대표님께서 가죽 분야에 꿈을 꾸는 많은 젊은이들을 위해 조언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고 계신다. 작은 도움이라도 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가죽 분야도 주목해 보면서, 좋은 작가들, 실제로 작품 제작과 판매에 혼신을 다할 이들을 위해 작은 전시도 한번 기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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