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학교에 특강을 다녀왔다.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다. <옷장 속 인문학> 책을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인상깊게 읽어주신 덕택에, 처음으로 중학생들과 만나는 호사도 누려보았다. 어른들만 강의하다가, 200여명의 아이들만 가득한 시청각실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옷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는 시간은 항상 즐겁다. 교복이란 한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옷에 대해 깊게 관심을 갖게 되는 날들이 당연스레 오리라고 말해주었다. 그만큼 한 벌의 옷을 입는 일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를 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강사가 갖은 스킬을 다 써서도, 사실 모든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듣지 않는 듯 하면서도, 의외로 내용을 잘 숙지한다. 뒤에 가서 인사하거나, 혹은 강의 후, SNS 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난 이런 경험들이 좋다.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항상 열린 태도로 아이들을 대하신다. 이런 멋진 분들을 중학교 시절 만났더라면, 적어도 당시 내 꿈을 마음껏 이야기하며 자랑도 했을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열린 교육은 언어로 지향하는 교육이 아닐 것이다. 언어는 인간의 삶 속에서 행동과 결합되며, 그 속에서 삶의 지평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때로는 지치고, 사실 기업강의에 비해 보상도 적지만, 금전적 보상 이상의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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