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에스모드 남성복 심사를 마치고

패션 큐레이터 2016. 12. 1. 18:29



어제 에스모드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그 중 남성복 심사위원 중 한명으로 참여했습니다. 에스모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상급 패션스쿨입니다. 학교 자체의 독점적으로 특화된 교육방식을 갖고 있지요. 1841년 프랑스의 제3제정기는 패션산업의 발흥기였습니다. 이때 나폴레옹 3세의 황후였던 외제니의 궁정에서 만들던 마스터 재단사였던 알렉시스 라비뉴가 에스모드를 설립했지요. 이곳에서 그는 은밀하게 보호해왔던 교습방법들을 발전시켰고 그의 사후에는 가족들을 통해 이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이번 남성복 테마는 Cross Artsy 였습니다. 각자 현대미술의 한 영역들, 작가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따고, 이를 발전시킨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일반 4년제 의상학과 학생들의 작품보다 저는 에스모드 학생들의 작품에 점수를 더 후하게 주는 편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워낙 실기 기반이 탄탄하다보니, 옷에 대한 접근법이나, 테마를 발전시키는 철학의 문제를 넘어, 실제적인 제작에 이르는 촘촘함이 전반적으로 뛰어납니다. 저로서는 첫 심사였는데요. 정말 많은 업계의 디자인 실장들과 현직의 디자이너들, 패션기업의 이사님들이 매의 눈을 하고 작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더군요. 


학생들의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는 일이 즐겁고 저로서도 도전이 많이 됩니다. 에스모드 학생들의 작품 전반에 나타난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학생들 각자가 프린트 개발이나, 소재개발, 혹은 표면효과를 위한 디자인 개발에 굉장히 적극적이란 점입니다. 새로운 디테일이 많아서 저로서도 귀를 기울이며들어야 하고요. 이번 남성복 심사에선, 역사적인 레퍼런스를 많이 사용했고, 이를 통해 남성성의 해체라는 화두, 조형공간에 대한 의상적 재해석이 많았습니다. 이제 곧 졸업 패션쇼도 시작되겠네요. 패션쇼에 가서 최종 리스트에 들 분들 보고 싶네요. 남성복 심사 마치고, 3층에 2층에 들러 란제리와 아동복 전시도 봤습니다. 많은 관심 가지고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