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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문학 시즌 4 특강-버지니아 울프의 문학과 패션

패션 큐레이터 2016. 9. 23. 03:27



메종 드라 뮈지크, 음악의 집에서 개최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강의한지도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서양복식사 전반을 넘어, 패션과 문학을 소재로 강의를 한지도 4학기다. 이번에는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중 <새 드레스>를 가지고 패션과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맞물리고, 옷에 담긴 감정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기도 하는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마음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봤다. 지난해 영국의 국립초상화 박물관에서 열린 버지니아 울프의 초상화 전 도록을 샀다. 그의 삶과 문학을 강의를 통해 전달하기 위해 그녀의 소설과 단편, 무엇보다 그녀자신의 내밀한 경험이 녹아있는 텍스트를 읽기 위한 밑작업으로 일기들을 꼼꼼히 읽었다. 옷에 대해 작가가 가지고 있던 생각, 경험들, 다층적인 느낌을 텍스트를 통해 풀어보면서 버지니아 울프란 한 인간의 생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음악의 집 대표님은 합창단의 지휘자이시기도 하고, 앤틱 수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곳에서 가면 17-8 세기의 앨러배스터석으로 만든 패션 도자기 인형들을 볼 수 있었다. 나도 패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한 수집가용 바비 인형들을 모으기도 했는데, 이 분은 복식사에서 거론하는 패션인형을 하나하나 경매를 통해 갖고 있는 분이라서 복식사 강의를 할 때, 패션인형에 채색된 옷과 실루엣을 보면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님의 귀한 컬렉션 중, 앤틱 일부를 선물로 받았다. 1880년대 핸드백과 1930년대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한 여성들이 가지고 다닌 가방도 있다. 내 미천한 공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시려고 선물로 주신 것 같다. 잘 관리하고 있어야겠다. 패션 도서관을 만드는 게 꿈이고 그 중 일부는 패션과 관련된 문화사적 유물들을 제대로 기획해서 갖춰놓고 싶다. 귀한 선물 받은 날이라 많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