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항공-더티웨이의 끝을 보여주다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다녀왔다. 베트남 다낭의 인터콘티넨탈과 하얏트 두 리조트에 멋진 방을 예약하고 가족을 이룬 후 첫 여행이었다. 문제는 돌아오는 날이었다. 8월 21일 4시 55분 서울발 비행기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았다. 스테프들은 하나같이 '자신들도 모른다'며 난색만 표할 뿐, 비행기를 탈 시간이 되어 기다리는 188명의 탑승객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일요일 밤 11시에 도착예정인 비행기였다. 모두다 아침 출근이나 향후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30분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현지의 지사장이란 사람에게 물어보니, 현지 스테프는 단 한명이란다. 비행기 검사 후 결함이 발견되어 부품이 와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터져나오는 불만에 대응하는 방식도 아마추어리즘의 극을 보여주었다. 의사결정은 하나같이 예비된 것 없이 흔들리기만 했다. 물어볼 때마다 답이 달랐다. "부품이 제주항공편으로 오니, 부품 교쳬가 되는 대로 출발하겠다"라고 했다가 '안전문제는 어떻게 책임질것인가?"란 질문에 자신은 기술적인 부분을 모른다고 이야기 한다. 결국 대체편이 마련되긴 했지만 그동안 기다리느라 가족여행으로 온 사람들은 힘겹기만 했다. 식사제공은 커녕, 1인당 물 한병 주는게 고작이었고, 연착되는 시간동안 잡아준 모텔에서는 바퀴벌레가 나왔다.
항공사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천재지변과 동일한 사건처럼 묶어서 항상 책임을 면피하려고 한다. 이런 말같잖은 소리가 있는가? 운항하는 비행기의 점검과 기술적 미비에 의한 연착 및 결항으로 인한 각종 개인의 손해까지 개인에게 전가하려고 한다. 10시간을 연착했다. 비행기는 일반 교통과 달리 연착이 될 경우, 비행기의 연결편 시간을 고려해 계획을 잡아놓은 고객들의 발목을 철저하게 잡아놓는다. 누군가는 중요한 거래를, 중요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기회를 놓친다. 아내는 본의 아니게 회사에 너무나 늦어버렸고, 나는 원고 마감시간을 사정해서 늘여야 했다. 무엇보다 갓난 아기들, 혹은 어린 아이들과 온 부모들은 아이들의 보채는 울음을 달래느라 온 힘을 다써야 했다.
10시간 연착이 항공사의 탓이 아니고, 이 또한 천재지변 운운하면서 모든 개인에게 일말의 사과도 없이, 일상의 모든 시간이 뒤틀려버린 탑승객들에게 '문자로라도' 사과 한 마디 없는 티웨이의 운영방식은 그 자체로 더티웨이다. 항공사 자체가 정비시설도 갖지 못하고 있는 저가 항공사들은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연착은 물론이요 결항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항공사에 책임을 묻지 않으면, 도대체 얼마나 한 개인이 모든 책임을 다 져야 한다는 것인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 한 줄 없고, 보상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며, 집단으로 항의하니 서울본사에 개별적으로 문의하라는 소리나 하고 있는 상황을 왜 참아야 하나?
우리가 저가항공을 타는 것은, 항공여행에서 누릴 수 있었던 편이함을 유리한 가격조건과 바꾼 것이다. 불리한 출발 및 도착 시간대, 수하물 관리 및 취급의 불편함, 식사 제공 등이 그렇다. 이런 문제에 대해 마음을 내려놓고 더 저렴하게 여행을 하려고 저가항공을 타는 것이지, 연착과 결항까지 감수한다는 내용은 계약서 어디에도 없다. 다시 말하지만 항공사 자체가 기술적 문제에 대해 처리하지 못하고, 해결할 능력이 없어서 발생하는 연착 및 결항은, 기업측의 미비한 능력에 기인한 문제이지, 천재지변과 묶여서 함께 설명될 부분이 아니다. 항공사들이 자꾸 이 부분을 들어서 보상에 난색을 표하는 줄 안다. 법정에서 만날 생각하시라.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해한다. 저가항공이라고 해서 교통수단의 핵심서비스인 정시도착과 출발을 제공하지 못하면 여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부가적인 서비스에 대해 불편함을 감수한다고 했지 항공의 핵심적 서비스에 대해서는 감수한다고 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싶다. 개인적으로 클레임을 제기한 고객에게만 몇 푼 쥐어주는 현재의 서비스 대응방식과 항공업체 측의 관행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법적으로 처리할 생각이다. 소비자들을 뭐같이 아는 '항공사들만의 규정'은 가장 큰 법룰기관에 소환을 시켜서라도 재검을 받게 할 생각이다. 아마 업체측도 많이 불편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소비자들이 워낙 착한 탓이라고 해야하나? 클레임을 거는 사람들만 보상안을 제시하고, 그나마 '참고 넘어가는 탑승객'들에겐 사과의 말 한마디 없는 항공사는지금껏 해온 관행에 대해 책임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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