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문학 특강 후기-패션으로 읽는 사회사

오늘은 도곡정보문화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문광부 사업인 길 위의 인문학 과정 강의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강의는 강남이 주체가 된 패션페스티벌의 일환의 성격도 있어서 3차에 나누어 일반 청중들과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패션 강의들이 이어집니다. 제 앞에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 선생님이 패션에 대한 강의를 하셨고 아이들을 자신의 스튜디오로 초대, 작업공간에서의 디자이너의 모습도 보여주셨다고 하네요. 저는 3회에 걸쳐 패션과 사회사를 함께 나눕니다. 이 강의 프로그램을 보니 현대패션박물관과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 견학과정도 포함되어 있고요. 

어차피 현대패션 강의하면서 하나씩 박물관의 유물들을 중심으로 풀어가도 좋을 듯 합니다. 강의 들으시는 분들 중에 한국일보에 제가 기고하는 칼럼들을 매주 읽는 분을 뵈었어요. 나이도 지긋하신데, 어찌나 열정을 다해 강의를 들으시는지, 가르치는 제가 행복했습니다. 강남지역이 패션특구로 지정되고, 관련 산업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다양한 캠페인과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 환영합니다. 그만큼 제가 살고 있는 청담동을 비롯하여, 강남은 패션의 메카라고 불릴만 하지요. 다양한 메종과 백화점, 패션특화된 공간들이 많고, 실제로 디자이너들의 창작공간도 몰려있으니까요. 

패션이 더욱 어떤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매개가 되려면, 아직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페스티벌일 뿐이구요. 패션에 대한 사랑도 좋지만, 한 벌의 옷을 사랑하게 하는 마음의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인간이 옷이란 사물과 어떻게 연결되고 정서를 교환하며 서로를 의지하는지. 그 사물의 진정한 미덕을 알려주고 합리적인 소비로 이끄는 것. 정리하는 습관들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요.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과정으로 실제 패션계의 인물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미래의 아이들이 패션에 대한 꿈을 계속 키울 수 있게 현재의 시장과 수요를 잘 기획하고, 패션이 여전히 멋진 영역으로 남을 수 있도록 각 사회 내부의 힘들과 연결하는 것은 우리 기성세대의 몫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