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위한 패션 스타일링
수요일엔 소망교회에서 열리는 수요문화학교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항상 기업강의가 주력을 이루는 저에게 사실 교회란 장소, 그곳에서 만나는 분들을 위한 강의는 색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150여분이 정말 시니어들이란 점이었지요. 항상 노년에 대한 관심과, 시니어 시크라는 한 영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2025년을 넘어서면 한국도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되는데, 우리는 여전히 고령사회에 대한 경제적 문법을 만들어내는 것도 힘이 부쳐합니다. 그러니 문화적 방식, 노년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빚어갈 것인지에 대한 그림은 더더욱 그리기가 어렵지요.
직접 노년기의 분들을 만나, 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과 함께 강의를 통해 내밀한 속내와 내면에 담겨진 욕망을 듣는 일은 중요합니다. 이런 친밀한 만남을 통해 사실은 노년을 위한 스타일링의 밑그림을 그리고, 실제적인 제품 제조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관리, 몸에 대한 애정, 가꾸고 청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내 몸의 모순들과 맞서며, 자연스레 세월의 결 안에서 늙어가는 것. 무엇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청명한 역할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노년의 존엄'을 지키는 진정한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시대는 더 이상 생물학적 경계선으로 이분법적인 인간에 대한 상(Image)을 형성하기 어려운 세대입니다. 성별만큼이나 계절의 흔적과 경계도 흐릿해져가서 4계절이란 뚜렷한 시간대의 찬연함을 노래하기 보다 단일화되어가는 날씨 아래 좀 더 쾌적한 삶을 추구하는 생활의 방식이 떠오르고 있고요. 저는 노년이란 결국 '종합'의 시간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젊은 날 흔들리면서 우리 자신의 상과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선별해가며 우리 자신을 만들어갑니다. 우리 자신을 독해하고 새롭게 조형하기 위해 우리는 '분석(Analysis)'이란 틀에 매입니다.
분석(Analysis)이란 그리스어로 풀어보면 "뿌리를 향해 근접해가며 존재의 가장 깊은 구성요소들을 식별해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 입니다. 노년의 때가 되면 바로 이런 분석이 새롭게 종합되며, 새롭게 의미를 만들기 위한 배치작업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노년은 무언가를 포기하고 내려놓는 시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들어차있고, 현재화를 위해 응고되어 있던 기억과 정서와 믿음, 지식의 형식들을 재조립하는 시간입니다. 스스로의 존엄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강의에 함께 해주신 소망교회의 어르신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도 노력할게요. 노년을 위한 선택지를 만들어내는 것. 노년의 삶을 적극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스타일링 사는 사회를 위한 노력, 꼭 해내겠습니다. 행복하셔야 해요. Thank you for the Ageless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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