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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스 트랜드 매거진 2016년 여름호 기고-패션의 예술의 콜라보레이션

패션 큐레이터 2016. 5. 29. 21:59



제가 좋아하는 예술 매거진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은행에서 원래는 멤버십 회원들에게만 발행하던 매거진이에요. TRANS TREND MAGAZINE 인데요. 현대미술에 대한 심도깊은 담론 못지 않게, 패션, 인테리어, 도예, 건축,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소개하고, 미술과 그 무엇의 세계를 잘 꾸며가려는 편집진의 노력이 보이는 잡지이기도 합니다. 패션 테마로 글을 쓸 때면 항상 빼놓지 않고 써왔는데, 이번에 나올 여름호는 패션과 예술을 소재로 하는 글을 담았습니다. 너무 판에 박은 듯한 콜라보레이션 사례들은 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보테가 베네타의 사진 작업에 대해 써보려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콜라보 사례들을 발굴해서 쓰고 있었거든요. 프라다와 샤넬, 패션의 역사에서 패션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디자이너와 화가의 작업도 소개했습니다. 콜라보가 너무 일종의 캐논처럼 굳어져가는 것도 문제입니다만, 항상 다루는 사례들, 흥미진진한 케미를 못만들어가는 것도 브랜드 진부화의 한 단면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콜라보레이션이란 것도 브랜드의 핵심과 그 핵심의 얼개를 벗기로 '진리'를 드러낼 수 있는 작가들의 노력도 필요한 것이죠. 잊혀진 것들, 삶의 이면Lethe 을 벗겨낼 때 Aletheia 그것은 진리가 됩니다. 이번 기고를 하면서 느낀 것은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딩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진부한 패션 매체들에 보도 자료를 보내는 것에만 익숙해서 예술 매거진들이 정작 깊이있는 글쓰기로 브랜드에 대해 다뤄줄 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머뭇거리를 걸 봤습니다. 패션이 우리 시대의 예술이 되려면, 예술 각 장르를 다루는 매거진에도 패션 기사들과 피쳐가 실려야겠지요. 특히 예술잡지들은 패션과 달리 독자층의 라이프스타일과 성향이 다릅니다. 소비력은 딸리지 않죠. 오히려 더 고급이면 고급일까. 정작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매체연구와 개발이 패션 홍보에 요구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