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Holic/일상의 황홀

한류스타들의 카페-SUM에 다녀왔어요

패션 큐레이터 2016. 3. 7. 12:26



집 근처에 생긴 SM 엔터테인먼트 건물 1층에 있는 SUM 카페에 다녀왔다. 이곳은 일종의 셀러브리티 샵인데 Shop in Shop 개념으로 카페까지 운영한다. 한정판 아티스트 상품들과 SM의 스타들이 실제로 착용한 상품들도 함께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일종의 브랜드 확장일텐데, 그 확장의 문법을 살펴보는 것도 즐거울 듯 싶었다. 일요일 오전, 아내와 아이,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들렀다. 햇살 좋은 봄날의 시작, 내부 인테리어를 꼭 꼼꼼하게 살펴보는 내겐 이런 방문이 즐겁다. 



카페 내부에는 연어의 속살을 닮은 듯한 분홍색으로 채색된 방이 있다. 허락을 구하고 안으로 들어가 구경했다. 



분홍색으로 전면이 채색된 방 답게 딸 아이가 의자에 앉혀놓으니 좋아서 방긋 웃는다. 



서아가 졸렸는지 하품을 연신. 아내와 함께 정겹게 한 컷. 



레스토랑에 왔으니 무엇보다 음식을 시켜 제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흔히 브랜드 확장을 할 때, 주력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스타들의 힘만 믿고 다른 요소들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특히 요식업의 경우엔 필패할 수 밖에 없다. 스타 파워라는 것도 결국은 음식과 분위기를 기반으로 하는 레스토랑의 경우, 우선순위가 음식의 수준에 있기 때문이리라. 아침을 먹지 않고 간 탓에, 브런치로 할겸, 파마산 치즈를 얹은 가지구이와 미트볼 스파게티, 루꼴라와 오렌지를 얹은 문어구이, 김치볶음밥과 수제비를 시켰다. 아이가 따라간지라, 아기를 위한 여유분 접시를 달라고 했더니, 미키 마우스 형태의 재미있는 도자기 그릇을 내놓는다. 인상적이다. 



스파게티는 한끼 식사로 든든했고 가지구이는 전채를 먹는 느낌이지만 참 산뜻하다. 



인상깊었던 문어구이. 문어를 저염버터에 살짝 볶아서 싱싱한 루꼴라와 오렌지를 함께 내놓았다. 소스가 궁금했다. 배 퓨레에 뭘 섞었을까? 궁금증이 피어났지만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힘들고. 음식조리법에 관심이 부쩍 커진 요즘이다. 온 도처에 먹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탓일까? 



카페 내부에는 다양한 샵들이 함께 자리해서 스타들의 물품을 판다 



앙징맞은 스타들의 소품과 그들이 선정한 제품들,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 함께 협업한 제품들도 눈에 띤다. 



엑소 손짬뽕에서 걸 그룹들의 뷰티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경하기에 좋았다. 집에서 가까와서 짬뽕이 먹고 싶을 땐 이곳에 들러 구매해도 좋을 듯. 계산하고 나오다가 홍콩의 페닌슐라 호텔에서 먹었던 애프터눈 티세트가 보여서, 혹시 티세트도 먹을 수 있냐고 물으니 현재 준비중이란다. 나오게 되면 아내와 단둘이 데이트 삼아 들러야지 했다. 카페 방문기를 꽤나 꼼꼼하게 작성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청담동을 비롯, 서울 내 다양한 장소의 정체성이 모여 서울이란 거대한 숲의 기호를 이루기 때문이다. 


SM에서 운영하는 이 셀러브리티 샵도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결국 스타파워를 유연하게 상품관계와 잘 연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일본과 중국의 다양한 고객들에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로가 된다면 좋을 일이다. 이 모든 것이 서울이란 도시의 브랜딩과 간접적으로 묶어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일본에서 오신 분들이 대거 들어간다. SUM의 의미가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저 스타들의 총합(SUM)이란 뜻보다는, 결합의 힘이 제3의 힘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