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 트렌드 연구를 위한 자료들을 찾다보면 하나같이 언급하는 것이 문신입니다. 이번 에버뉴엘 11월호에는 바로 이 문신과 타투의 의미와 역사, 여성타투가 여성의 액세서리처럼 사용되는 사용상황에 대한 분석들을 담아봤습니다. 고대 이집트부터 출발하여 그리스까지, 고대사회에서도 문신은 존재합니다. 현재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지요. 그리스인들은 페르시아 인들로부터 문신 기술을 배웠고 이들에게 문신은 야만스러운 행위였기에 노예나 범죄자들에게 문신을 했습니다. 로마 군대에서는 탈영병을 표시하기 위해 문신기술을 사용했다지요. 그만큼 사회적 오명, 일종의 스티그마였던 것이죠.
플라톤도 문신은 계승해야 할 전통이 아닌 야만적인 것이었고, 범죄자들에게 강제로 문신을 해서 공화국에서 쫒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더군요. 즉 문신은 형벌의 확장이었던 셈입니다. 그리스의 황제인 데오필루스는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두 사제에 대한 보복으로 음탕한 시구를 그들의 머리 위에 세기게 한답니다. 이런 문신이 문화의 장이 되고, 수많은 타투이스트들로 하여금 모이게끔 하는 문화적 힘이 된 데에는 어떤 요인, 사회적 내면의 변화가 있는 것일까요?
최근 영국의 이스트 런던의 Tobacco Dock에서 열린 문신 컨벤션(Tatoo Convention)의 풍경들은 놀랍습니다. 가디언 지를 보다가 사진기자가 정밀하게 찍은 타투이스트들의 작업, 그 방식의 풍경들은 현대사회, 타투가 왜 이렇게 인기를 끄는지 다시 한번 반추하게끔 해줍니다.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의 <가면의 길>이 번역되어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타투는 일종의 사회적 가면이기도 해서 그 논의를 위해 좀더 사회 전반이 패션 트렌드로서의 타투를 좀 더 깊게 접근해볼 수 있을텐데요. 타투의 종류도 참 많더군요. 단순하게 다양하다는 뜻을 넘어 신체를 장식하는 다양한 문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공부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작년부터 패션쇼에는 문신 이미지를 형상화한 패션 소품들, 액세서리가 등장했습니다. 그만큼 부상하고 있는 일종의 힘인 것을 증명하고 있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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