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태교를 큐레이팅하다

아이에게서 소우주를 봅니다

패션 큐레이터 2015. 5. 13. 20:41



4월 27일 아이가 예쁜 공주님이 태어났습니다. 원래 6월 13일이 예정일인데 빨리 나왔습니다. 조산의 걱정도 잠시, 많은 분들의 염원과 기도 덕분에 2킬로가 못되는 몸무게를 갖고 태어났지만, 우렁차게 자기호흡을 했고 아픈 데가 없어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너무나 빨리 퇴원을 하고 엄마와 아빠와 함께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제겐 너무나도 빠르게 생의 들숨과 날숨이 오갔습니다. 아이의 소식은 제겐 놀랍고 또 놀라운 기적의 순간이었고요. 



요즘 안그래도 시계의 문화사에 대해 특강을 종종 하는데, 산모와 아이 사이에 맺어진 자연의 시간은 어쩜 이리도 인간이 만든 시간보다 더 정확하게 서로를 계측하고 그리워하며 서로를 동기화하고 있는지 놀랍습니다. 아이의 몸속에는 소우주가 있다는 것이 맞나봅니다. 아이의 성장속도에 맞춰 산모의 유량도 늘고 함께 성장한다고 해야할까요?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가상의 딸을 염두에 두고 미술사 이야기를 썼었습니다.「딸에게 들려주는 미술사 이야기폴더가 그것이었죠. 오랜세월 글과 상상 속에 기대하던 세상이 실제로 열렸습니다. 국제 비즈니스 분야에서 일하며 각 나라의 미술관을 갈 때마다 가상의 딸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그림에 대한 생각, 그림을 통해 익히고 성장하게 되는 제 자신의 한 뼘의 생각들이 블로그를 통해 숙성되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하긴 그 덕분에 <하하미술관> <샤넬 미술관에 가다> <댄디 오늘을 살다> 같은 미술 에세이를 내고 큐레이터로, 칼럼니스트로, 패션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 곁에서 자라게 될 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여행하며 역사도 공부하고, 미술관에 다니고,발달과정에 대해 '냉철한 머리와 따듯한 가슴'으로 살펴보고 안아주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와준 작은 기적 '제 사랑하는 딸'이 제 곁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길 소망합니다. 더불어 딸 아이의 탄생과정에서 함께 축복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 따스한 덕담과 용기의 말들을 나누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블로그에 열심히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다양한 내용들을 힘을 기울여 공부하며 나누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실 일종의 큐레이팅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