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큐레이터의 서재

내 인생, 좀 핏하게 살수 없을까

패션 큐레이터 2014. 1. 23. 00:56

 

 


옷에 대한 이론과 실천이 만나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저는 그것이 옷의 맞음새(fit), 우리가 흔히 핏이라 부르는 부분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몸을 갖고 태어나는 인간을 위해 맞춤의 체계를 만들고 이식시키는 일, 대량생산을 위해 표준화하는 일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번에 구매한 Fitting & Pattern Alteration 은 피팅이나 패턴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정사항'을 처리하는 법을 다룬 실무책입니다. 여자친구가 이 부분에 대해 종종 이야기하는 걸 들었는데요. 앞으로는 복식사와 미학을 넘어 실무를 다루는 책도 관심을 갖고 보려고 해요.

 

예전 패션바잉을 할 때도 사실 각 회사에서 쏟아져나오는 기성복의 품질을 한 눈에 체크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이 훈련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지요. 핏(Fit)에 대한 원론적인 원칙들을 배우지만, 실제로 구성된 의상에서 가장 정확한 핏을 찾아내는 문제는 최종 고객들의 신체에 기반합니다.

 

예전 패티 브라운이 쓴 기성복 분석(Ready to Wear Analysis)를 읽으며 독학을 했었습니다. 대량생산과정에서 조합되는 부분, 패널, 피스, 상품에 따라 각 공정의 품질을 확인하고 옷의 판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이즈와 맞음새 평가등을 배웠었죠.

 

인간의 신체는 가변적이고 다들 독특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회사에선 패턴을 소비자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하죠. 인간과 인간 사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문제에도 이 핏의 원칙이 필요할 것 입니다. 핏은 단순하게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보는게 아니라, 결국 한 개인, 인간의 신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니다. 옷과 인간 사이, 그 점이지대를 채우는 공간의 여백까지 다뤄야 하기에 결코 손쉬운 문제가 아니죠.

 

실무에서 항상 피팅 수정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