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사진작가 풀비오 보나비아 Fulvio Bonavia 의 도록
The Matter of Taste를 읽고 있습니다. 그는 음식물을 이용해 패션과 관련된
아이템들을 만들어 촬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진으로 재현된 정교한 액세서리
들은 그 자체로 놀랍습니다.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하는 지 궁금할 뿐이죠.
라임으로 만든 시계와
산딸기를 모아 만든 사진기는 또 어떻고요
브로컬리로 핸드백을 만들었습니다. 음식을 통해 패션을 표현한다는 것은
의외로 진중한 의미를 갖습니다. 의식주 중 의와 식이 하나로 결합되는 방식을 설명
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뭔가를 몸에 걸치는 행위와 먹는 행위, 두개의 행위를 움직이는 기본적인
바탕에는 매혹이라는 무의식의 저변을 건드는 만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이 사진작가는 지금껏 많은 클라이언트들과
작업을 했습니다. 아디다스, 하이네켄, 스와치, 엠네스티 인터네셔널 등
하나하나 나열하기가 쉽지 않네요. 여기에 자동차 회사들도 그의 든든한 고객입니다.
그는 사진에 투신하기전, 그래픽 디자이너와 영화 포스터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습니다.
몽블랑과 피렐리는 그의 정교한 개념사진 작업에 매료되어 지금껏 그의 사진작업을 후원
하고 있으며, 자신의 상업 프로젝트에 매해 빠지지 않고 그를 참여시켜왔지요.
야채로 만든 언더웨어는 또 어떻구요. 그는 음식을 하나씩
정교하게 조합하여 옷의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은 인터뷰에서
과일을 중첩하고 꿰매는 과정을 최상의 바느질로 만들어지는 오트쿠튀르 의상에
비유합니다. 적게는 90시간, 많게는 여러 달의 제작시간이 걸리는 맞춤의상을 하는 세계를
음식을 통해 새롭게 재현해내는 것이죠. 기계적 정밀함과 색감을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텐데요.
블루베리로 만든 핸드백을 보니 요즘같이 덥고 습할 때
핸드백을 해체해서 하나씩 빼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국수를 말아서 만든 벨트도 인상적이고
그러나 발그레하게 햇살아래 만끽하듯 익은 산딸기로
만든 핸드백이 정말 곱습니다.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과일로 만든
패션 품목들은 그 자체로 달콤하에 우리들의 시선을 이끕니다. 먹고 싶은
풀비오 보나비아의 사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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