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인큐베이터

공감은 믿음 위에 선다-대구 가톨릭대학교 패션 디자인과 학생들과 함께

패션 큐레이터 2013. 6. 28. 18:17


매년 방학 때마다 서울로 디자인 MT를 오는 대구 가톨릭대학교 학생들입니다.

양정은 교수님의 지도로 서울에 와서 짧은 시간이지만, 삼청동의 예쁜 한옥에서 정취도

느끼고, 각종 전시들도 눈에 담아간답니다. 디자인 공부를 할 때, 각종 미술 및 디자인 전시들이

영감의 지도를 그릴 때 기본임을 알고 있지만, 정작 지근거리에 두고 가지 않는 게으름 병에 걸린 학생들

도 많은 요즘입니다. 모든 걸 인터넷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사물을 실제로 보고, 만져보고, 느끼

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신들이 만든 물건이 실제 인간과 동떨어지게 되죠.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에 들러준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역사적인 핸드백 컬렉션들을 소개하고, 지하의 가죽 소재시장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생들의 졸업 전시회 준비에 좋은 소스가 될겁니다.



저도 요즘은 은근히 잔소리가 늘어서 학생들과 오랜 동안 이야기를 

늘어놓고 오게 되네요. 이번 겨울에도 대가대 학생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취업동아리 더 엠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더나누기가 자투리원단을 활용하여 멋지 부토니에와 브로치를 만들었다. 이번 비엔날레에도 

선보일 예정이랍니다. 리사이클을 넘어, 업스케일을 보여줄 디자인의 참신함이 좋아 가을에 이번 초봄에 

입었던 빨강색 자켓에 달아보았습니다. 이번 가을에 입어볼 수 있겠지요. 선물받은 와인을 그들과 

함께 했어야 했는데, 원고 밀린게 있어서 11시에 떠나왔습니다. 아쉽습니다. 



한 학생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한 격려의 말 대신 정말 그 꿈을 이루라고 

말해주고 왔습니다. 모든 게 서울 중심으로 편제된 이 나라에서 디자인 교육도 사실 그런 

성격이 강해졌습니다. 요즘 들어 더 심해졌죠. 서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것

저는 솔직히 좀 싫습니다. 적어도 디자인 탤런트를 뽑기 위해서는 숨겨진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작은 풀

안에서 경쟁하는 것만 해서는, 잠재력이 있는 백지상태의 디자이너 감을 찾기 어렵지요. 서울에 있는 교수들이 보여

주는 행태라곤, 맨날 문광부나 지경부 프로젝트라고 하긴 하던데 하나같이 인터넷 긁어 만든 자료로 정부돈 가져가는 꼴을 

하도 많이 봐서 저는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며칠 전 패션학교의 한 주요 관리자가 "선생님 최근들어 너무 학생들

작품에 대해 글을 안써주신다"고 말을 합니다. 나름대로는 전시도록 쓰고 2014년 대형전시 준비하느라 

바빴고, 단행본에 번역서 2권 출간에 살인적인 스케줄 버텨내느라 힘들었는데요. 압니만 이런 

말도 핑계라는 거. 공감은 타인에 대한 믿음의 바탕위에서 서는 것일 겁니다. 학생들의

인큐베이터로 활동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면 해야지요. 많이 미안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면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볼 겁니다. 함께 해준 이들

항상 고맙고, 그 힘으로 버텨내 볼겁니다. 자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