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기획회의 인터뷰 후기-패션 큐레이터 김홍기

패션 큐레이터 2012. 1. 26. 19:09

 

 

패션의 인문학을 꿈꾸며

 

지난 해 끝자락에 겨우 세상에 내놓은 번역서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남기>로 인해, 기획회의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획회의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으로 나오는 출판관련 저널입니다. 출판인들이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전문잡지지요. 예전 OBS에서 영화 프로그램을 할때 이 프로그램의 방송작가를 맡아주었던 이하영 작가님께서 인터뷰어로 나와주셨습니다. 저는 출판이나 패션, 혹은 일반 소비재 경영이나 결국은 소비자를 만나고 그들에게 의미를 통어하고 설득하고 지지를 받는 것은 같은 궤적을 그린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남기>의 메시지도 결국은 성공을 위해 장착해야 할 실제지식을 넘어, 소통을 위해 어떻게 발품을 팔고 나누고 하는 것을 정리한 것이었지요. 원래 번역책으로 만난 인터뷰는 본의 아니게 제가 하는 일, 인문학과 패션을 결합하는 책을 쓰는 일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답하는 것으로 채워졌습니다.

 

패션 큐레이터란 개념을 꽤 오랜동안 사용하며 사회적으로 통어해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제 자신을 브랜딩 하는 차원을 넘어 큐레이션이란 사고가 우리 사회의 일상 속으로 침투해가길 바랬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옷에 대해, 미술과 인문학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지요.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라 투박하게 말을 내뱉기 일쑤였는데, 거의 여과없이 담으셔서, 읽고있자니 조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습니다. 올해가 흑룡의 해라지요? 낙타의 머리에 사슴의 뿔, 토끼의 눈과 소의 귀, 뱀의 목덜미와 커다란 조개의 형상을 닮은 배, 잉어의 비늘이 온몸을 감싸고 매의 발톱에 호랑이의 주먹을 한 용의 형상. 용은 결국 우리 안의 다양성이 결합되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세계의 상징입니다. 올해 그 어느 누구보다도 조화로운 꿈을 꾸고, 통어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인터뷰가 힘이 되는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