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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퍼시픽 강의 후기-화장의 문화사를 말하는 시간

패션 큐레이터 2011. 10. 17. 07:46

 

 

티치아노 <몸 단장하는 비너스>

캔버스에 유채, 105.5 cm x 124.5 cm, 워싱턴 국립미술관 소장

 

아모레 퍼시픽 연수원에서 <미술관 옆 인문학>과정을 강의 했습니다. 주제는 '화장의 문화사'입니다. 6시간 내내 강의하는 동안 복식과 헤어스타일, 화장의 변천사까지 다양한 테마를 통사적으로 훑어봅니다. 올해로 두번째 아모레란 기업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매 강의 때마다 반응도 좋고, 청강해 주신 분들이 너무 열심히 들어주신 탓에, 강사자인 저도 힘이 납니다. 더 좋은 자료를 보강해서 다음에도 만나고 싶더군요. 화장은 시대와 신앙, 도덕, 기술의 숙성 정도에 따라 기준을 바꾸며 지금껏 여인들의 제 2의 피부인 얼굴, 그 중에서도 감성의 미세한 결을 담아내는 얼굴을 중심으로 여인의 아름다움의 제국을 건설해왔습니다.

 

이집트의 향유와 목욕, 향수의 발견, 진정한 매력의 표현으로서의 로마 시대의 분과 색조 화장, 중세 십자군이 가져온 동양 미용술의 서구적 재발견, 고전주의 시대의 백연과 애교점 등 화장의 문화사에는 풍성한 역사가 살아숨쉽니다. 기업 내부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인 높고, 이로 인해 자신들이 하는 업무와 연결지어, 역사와 철학, 미학이 결합된 스토리텔링을 배우는 일은 중요합니다. 이런 강의 목표에 따라 저는 자료들을 매번 갱신하여 새로운 통찰력을 주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강의가 끝나면 자주 이메일을 받습니다. 작은 책임감도 느끼게 되고요. 비오는 날, 경기도 기흥의 아모레 퍼시픽 연수원까지 가는 길, 만만치 않았습니다만, 강의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네요. 직원 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