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큐레이터의 서재

책을 쇼핑하는 시간......스타일의 어휘를 배우고 싶다면

패션 큐레이터 2011. 9. 19. 16:55

 

 

 


가을이 되면 미친 듯 책을 사고 싶다는 욕망에 빠진다. 이번 달 아마존으로 신청한 25권의 책 중 마음에 드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한다. 대부분 신작 도서고 화려한 장정의 소장판 책들이다. 패션 책은 그 산업의 특성과 내부적인 속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관련 책자들도 하나같이 이런 방식을 따른다.

 

이번에는 샤넬의 디자인 철학에 대한 본격적인 담론서를 구매했다. 가브리엘 보뇌르 '코코' 샤넬은 의심할바 없이 20세기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다. 그녀의 의상과 액세서리는 8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쉬크하다. 제롬 고티에는 패션 사진이 기록한 그녀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피며 샤넬의 디자인을 결정한 6가지의 스타일의 어휘를 찾아낸다.

 

사진작가들의 면모도 빛난다. 리차드 아베든, 질 벤시몬, 패트릭 드마슐리에, 홀스트, 애니 라이보비츠, 만 레이, 어빙 펜, 엘렌 폰 언어스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은 편집능력에 있다. 세실 비튼이 찍은 샤넬의 초상사진을 칼 라거펠트가 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기용하여 샤넬의 이미지를 모조하려 했던 것을 대조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저지와 블랙드레스, 그리고 자신의 시그너처로 사용해썬 동백꽃 패턴 등 읽을 거리가 풍성하다.

 


 

이번 11월 다시 전시기획 건으로 뉴욕에 간다. 뉴욕의 심장부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의 소개, 바로 코리언 아이전이다. 전시를 실시간으로 취재해서 블로그에 올릴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번 뉴욕 여행이 행복한 건 F.I.T 패션 뮤지엄에서 열릴 다프네 기네스 전시 때문이다. 그녀의 화려한 옷을 직접 볼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이 아일랜드 출신의 예술가는 화려한 삶 때문에도 알려져 있지만 패션계에서 그녀가 가진 옷에 대한 감각, 적어도 패션 컬렉터로서의 명성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기네스는 도버 스트리트 마켓과 디자인 계약을 맺기도 했고, 2009년에는 콤므 데 가르송과 향수 제작 계약을 맺었다. 기네스는 오랫동안 오트 쿠튀르 의상들을 모아왔다.

 

2010년 고인이 된 보그 전 편집장 이사벨라 블로의 옷장을 통째로 사들였다. 자신은 그녀의 옷장이 단순히 죽은 자의 비망록이 되지 않고 남은 자들에게 창의력의 근간이 되어주길 바랬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저널리스트 겸 컬렉터로서 패션에서 중세풍 갑옷을 사용하는 방식을 널리 알렸다. 이번 다프네 기네스의 신작 도서는 지금껏 그녀가 모아온 화려한 오트 쿠튀르의 세계를 소개한다. 결국 패셔니스타는 컬렉팅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재 확인 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