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되면 미친 듯 책을 사고 싶다는 욕망에 빠진다. 이번 달 아마존으로 신청한 25권의 책 중 마음에 드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한다. 대부분 신작 도서고 화려한 장정의 소장판 책들이다. 패션 책은 그 산업의 특성과 내부적인 속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관련 책자들도 하나같이 이런 방식을 따른다.
이번에는 샤넬의 디자인 철학에 대한 본격적인 담론서를 구매했다. 가브리엘 보뇌르 '코코' 샤넬은 의심할바 없이 20세기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다. 그녀의 의상과 액세서리는 8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쉬크하다. 제롬 고티에는 패션 사진이 기록한 그녀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피며 샤넬의 디자인을 결정한 6가지의 스타일의 어휘를 찾아낸다.
사진작가들의 면모도 빛난다. 리차드 아베든, 질 벤시몬, 패트릭 드마슐리에, 홀스트, 애니 라이보비츠, 만 레이, 어빙 펜, 엘렌 폰 언어스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은 편집능력에 있다. 세실 비튼이 찍은 샤넬의 초상사진을 칼 라거펠트가 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기용하여 샤넬의 이미지를 모조하려 했던 것을 대조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저지와 블랙드레스, 그리고 자신의 시그너처로 사용해썬 동백꽃 패턴 등 읽을 거리가 풍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