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해를 등지고 놀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고향-잘쯔 부르크에서

패션 큐레이터 2011. 3. 9. 09:00

 

 

오랜만에 여행기를 올립니다. 마음도 불편하고

감기 기운 때문에 몸도 영 시원치 않네요. 아플 때마다 여행기를 쓰다보면

'지나온 시간'들이 떠올라 힘이 되고 치유도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비엔나 여행 이후 오늘은

잘쯔부르크를 소개합니다. 모짜르트가 태어난 곳이자 카라얀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탄생한 곳입니다.

한 가지 또 있습니다. 세계적인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합니다. 잘쯔 부르크에서 3일 동안,

편히 쉬고 보고, 듣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오늘은 그 기록들이나 남겨놓는 시간으로 해야겠네요. 사진 속

화려한 컨테이너를 조립해 지은 건물은 잘쯔부르크 역에 내리자 마자 보이더군요.

정체도 모른체 찰칵 버튼을 누릅니다. 어쩜 보색대비가 이렇게 고운지. 

 

 

다음 회차에 잘쯔 부르크 여행기를 쓰면서 본격적으로

자세한 설명을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잘쯔부르크 여행 첫날 외국 투어에

합류하여 경험했던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내용을 소개합니다.

 

다른 건 아니고 영화에 나왔던 장소를 함께 가며

음악 듣고 이야기 나누는 투어입니다. 58유로 줬습니다.

모짜르트 광장에서 바라다보는 호헨잘쯔부르크 성입니다. 짤즈부르크 여행의

시작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도시 지도는 이곳을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어요.

 

 

수녀원에서 나와 7명의 아이들이 기다리는 폰 트랩 가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 영화 속 보이는 호헨잘쯔부르크 성이 보이는 군요.

모짜르트 광장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이 잘쯔부르크 성 안에는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는

잘쯔부르크의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

올리도록 할게요. 중세 시대 고문 기계들을 전시해 놓았는데요.

 

 

성으로 가는 길입니다.

영화에선 수녀원에서 나온 마리아가

'나는 잘해낼 수 있다' I have Confidence를 부르며 내려갑니다.

 

 

이 장면이에요.....일일이 영화를 다시 보며 캡쳐하는데

의외로 재미있네요. 잘쯔부르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올립니다.

 

 

투어할 때 저 빼놓고 다 여자분이라....ㅠ.ㅠ

그래도 당당하게 수다를 떨었습니다. 두바이에서 온 모녀분과

호주에서 온 제니퍼와 스와닐라, 모나코에서 온 쟈클린, 노르웨이에서 온

부부(그러고 보니 남자분이 한명 더 있었네요. 워낙 말수가 없으셔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파트너는 시드니에서 온 태국출신의 호주 아가씨. 이렇게 9명이 12인승 버스를 타고

시내를 빠져나와 레오폴드 성으로 갑니다. 1731년에 지어진 로코코 풍의 건물이에요. 호수에선 배를 타는

아이들이 나오는 씬이 나오죠.그러다 물에 빠지고. 영화 속 실제 집안 촬영은 이 집에서

이뤄집니다. 계단이 너무 예쁜 집니다. 너무 귀여운 막내 그레텔이 So long

노래를 부르면서 잠들던 곳. 기억하세요? 투어할 때 만난 친구들과

페이스북으로 만나 또 글을 쓰다가 수다를 떨었네요.

 

 

투어에 함께 했던 친구들. 그리고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은

호주 출신의 가이드였습니다. 34살 골드미스라며 미스터 퍼펙트를 만날 때까지는

절대로 결혼할 의지가 없음을 첫 미팅에서 천명하더군요.

 

 

미라벨 정원의 모습입니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이곳에서 페가수스 모양의

분수대 위를 걸으며 도레미 송을 부르죠

 

 

세월이 지났지만 미라벨 정원의 진입부는 거의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겨울이라 3만종의 화초와 꽃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게 아쉬웠습니다.

 

 

여기가 바로 페가수스 분수에요

 

 

저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어린 시절 제일 좋아했던

노래가 바로 이 도레미송이에요.

 

 

여기는 해군 사령관인 호랑이 아빠이자 마리아의 연인이 될

남자의 집입니다. 바로 폰 트랍빌라의 정원에 있는 유리 별채입니다.

 

 

영화에선 큰 딸이 이곳에서 Sixteen going on Seventeen이란

노래를 부르며 빨리 어른이 되어 사랑에 빠지기를 염원하는 장면과 춤이 나오지요.

그러나 영화는 나찌의 침공으로 잘쯔부르크는 함락되고, 이후 큰딸과 사랑에 빠져 있던 롤프는

나찌당에 입당, 총부리를 겨누는 슬픈 일이 생기고 맙니다.

 

여기가 바로 몬트제란 곳이에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시작할 때 원경으로 쭉 파노라마로 잡아주는 풍경이

이곳입니다. 사진 속 보이는 그 푸른 산위에서 마리아가 노래하고,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도레미송을

가르치죠. 물론 마지막 부분에 국경을 넘는 장면에서도 이 곳이 나옵니다. 몬트제는

호수마을입니다. 이곳에서 하루를 더 묵었습니다. 적요한 순간을 즐기고

싶다면 여기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할 정도였어요.

 

 

겨울이란 시간에 여행을 한 탓에 여름 산맥의 초록빛 풍경은 담지 못했지만

그래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노래를 불러봅니다. 가이드가 시키기까지 합니다. 많은 이들이

영화 속 장면을 기억해내지 못하면 도대체 이 투어를 왜 했느냐고 야단까지 치니까요.

노래를 흥얼거리면 박수치게 하고 '노래를 부르게' 한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하고 친해지죠. 호주에서 온 친구는 패션쪽 일하는

친구라서 금방 말이 잘 통하더라구요.

 

 

고요한 몬트제를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이 부르는 에델바이스.......

아직도 기억납니다.

  

 

여기는 모짜르트 다리입니다.

1903년 아르데코 풍 장식과 골재양식을 빌려 만들었다고 하죠.

도레미송을 배우러 가는 길, 집을 빠져나와 이 다리를 건너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선연하게 기억납니다.

 

 

겨울한기를 견디며, 여행하는 시간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 위에 제 자신도 비춰보구요.

영화 속에선 이 다리를 뛰어가는 아이들과 마리아가 너무 예뻤답니다.

물론 대령이 마리아에게 작은 사랑의 고백을 했던 곳이기도 하죠.

마리아 같은 아가씨가 지나가길....오매불망 기둘렸으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반전이 있으니

그건 다음시간에....두둥!

 

 

 바로 이 장면이죠.......

 

이외에도 마리아와 대령님이 결혼했던 곳도 갑니다.

오늘은 몸 푸는 정도로 생각하세요. 본격적인 포스팅 하면서

잘쯔부르크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겠습니다. 기존의 여행책과 많이 다를겁니다.

저는 항상 미시적으로 여행을 하는 걸 좋아합니다. 솔직히 잘쯔부르크는 중세풍의 도시답게

하루 반나절이면 작정하고 다 돌아볼 수 있죠. 하지만 이건 한국 스타일의 여행일 뿐입니다. 여행하면서

책방에 들어가 커피 한잔 하면서 책도 읽고, 영화 속 배경에서 나온 음악도 다시 듣고, 모짜르트의 생가에 가서

그가 직접 그렸던 악보를 보고, 다시 작은 도시의 실루엣을 그려보는 시간은 행복했습니다.

잘쯔부르크는 작은 도시지만, 그 내면은 결코 작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소담한

중세풍의 단아함과 더불어 유서깊은 음악에의 열정을 다시 한번 우리

안에 오롯하게 키워주는 '인간의 마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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