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행복한 그림편지

나는 매일 계란후라이가 된다

패션 큐레이터 2011. 1. 10. 23:32
 
 
허보리_Dreaming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1

 

2011년 새해를 맞아 가열차게 생의 엔진을 돌리자는 결심을 한지 10일째, 여러분들의 신년소망계획은 어떻게 풀려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8일 이화여대 ECC에서 막을 올린 한예종 자유예술캠프 강의 첫회를 잘 마쳤습니다. 매년 2회에 걸쳐 해왔지만 첫회는 항상 버벅거림이 있습니다. 2회부터는 더욱 탄탄한 내용으로 학생들과 만나려 합니다. 올해는 더욱 패션에 관한 글을 열심히 써볼 생각입니다. <패션 읽어주는 남자>와 <샤넬, 프로이트를 벗기다> 두 권의 단행본을 마무리 해서 올해 봄께는 꼭 내고 싶은 탓에, 열심히 몸을 혹사하고 있습니다. <불멸의 보석 컬렉터들>과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남기(가제)>도 번역을 마치고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글을 쓸때마다 패션이란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을 배우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패션 관련 전시들을 왠만하면 하나도 놓치지 않고 리뷰를 하거나 참관해서 깊이있는 내용을 현장성있게 소개하려 합니다. 내일은 <스와로브스키와 한복>을 주제로한 전시가 열리는 데요. 이것도 소개해서 올리겠습니다. 오후엔 서둘러 일산에서 열리는 <이영희의 바람의 옷>展도 보려고 합니다. 단순하게 패션 전시를 소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전시의 미비한 점이라던가, 다음기회에 보강해야 할 점들을 짚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겠죠. 패션 전시란 단순하게 '옷을 미술관에 걸어놓는 것'이 아닙니다. 미술관/박물관은 항상 당대의 치열한 사유의 지점을 찾아내고 이를 시각자료를 통해 재해석하며, 관객들에게 다시 재현해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를 통해 말을 건내고 사람들과 통어하기를 꿈꾸지요.

 

작가 허보리의 따끈따끈한 2011년 신작을 보니, 그림 속 계란프라이 이불을 덮은 남자의 모습 속에서 저를 보게 되네요.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벌겋게 달아오른 포도위로 발을 옮기며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고, 최근엔 지하철에서 조차도 번역원고를 살피고 있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면 정말 투명했던 흰자가 불에 조리되어 하얗게 변하듯, 제 몸도 마음도 그렇습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날은 항상 기분이 좋지요.

 

늦은 시간......참 뒤늦은 새해인사를 드려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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