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Healing/마음 미술관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보는 사진-우리 속에 조화를 만드는 법

패션 큐레이터 2010. 10. 25. 21:53

 

엄효용_glass#1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5×110cm_2010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온통 이원적 세계입니다.

빛과 어둠, 풍요와 빈곤, 겉과 속, 채움과 비움, 남과 여, 부자와 빈자

등으로 말이죠. 오죽하면 인류학에선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

두 개의 세계가 끊임없이 부딛치고 대립하는 이항대립의 세계라고 말할 까요?

 

 

엄효용_canvas#4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20×90cm_2010

 

언제부터인가 종이신문보다 온라인으로 보는

매체기사가 더욱 익숙해지면서, 기사가 올라올때마다 사람들이

붙이는 댓글을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정치의 풍경은 어지럽기만 합니다.

좌파와 우파, 모두다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만이 옳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이것도 이항대립의 세계군요. 왜 우리는 세상을 이해할 때, 두개의 항을 함께 나열해 놓을 까요

사람은 간단한 것을 좋아하고 간단한 것이 쉽게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어떤것을

이해하거나 인지할 때 최소의 에너지를 써서 최대의 결과를 산출하려고 합니다.

이항대립의 세계를 만들고 이를 이해하는 인간의 모습이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우리는 인지적 구두쇠니까요. 

 

 

 

엄효용_canvas#2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45×110cm_2010

 

그렇다고 우리는 이항대립의 세계를 함부로 비난하거나

깨뜨릴 수 없습니다. 되돌아보면 이 두개의 항상 서로에게 대립하고

충돌을 일으키지만 결국 어느 한 쪽이 없으면 나머니 한쪽도 존립할 근거가 없어

지기 때문일겁니다. 결국 남과 여가 사니마니 해도 결국 두 존재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거죠.

엄효용의 사진작업은 인간의 세계에 내재된 뿌리깊은 이항대립의 세계를 표현합니다.

끊임없이 대립하는 두개의 얼굴이 결국은 하나였음을, 그 속에서 숨겨진

조화를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엄효용_trump#2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20×90cm_2010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요즘

결국 스트레스란 것도 그 실체는 몸과 마음의

균형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와해되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이제 우리의 몸이, 균형을 잃고 미열을 앓는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

사진작품을 뚫어지게 바라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엄효용_egg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20×90cm_2010

 

인간의 시지각을 설명하는 이론 중에

게슈탈트법칙이란 게 있습니다. 우리는 형태와 배경 사이의

긴장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풍경과 사물을 인식하고 이해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립되는 것이 적이 아니라, 서로에게 하나의 배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대립되는 것은 기실 상호의존의 세계이며 한쪽의 승리가 아닌 양자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가 왜 필요한지 설명해준다는 것이죠. 두 극단 사이에는 언제나 숨겨진 역동적인

조화의 세계가 있습니다. 작가 엄효용의 작품은 바로 그런 조화의 세계를

매우 단순화된 사진 작품으로 담아낸 것이죠.

 

 

엄효용_melon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80×60cm_2010

 

겉이 없이 속이 있을 수 있을까요

 

 

 

 엄효용_magnet_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_120×90cm_2010

 

N극과 S극이 서로를 밀치거나 당기지 않으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직장을 다니며 일상의 무게에

시달리며, '저것만 없으면' 혹은 '이런 요소만 내게 없으면' 내가 행복할 텐데

라고 얼마나 많이 되뇌였나요? 이렇게 주변의 사람이나 풍경, 사건 때문에 몸과 마음이

균형을 잃고 극단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다시 한번 작품은 말해줍니다.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당신의 빛난 하루를 위해

존재하는 배경"이라고요. "귀신은 뭐하나 저 인간 안 잡아가고"의 주인공이

당신을 위한 배경이라고 생각하면 하루가, 일주일이 행복합니다. 그러니 힘내라구요.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