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Travel/나의 행복한 레쥬메

한국교원대학교 특강 후기

패션 큐레이터 2010. 4. 21. 22:16

 

 

한국교원대학교에 다녀왔습니다. 2010년 교장자격 연수 과정의 일환으로 문화/예술 부문 강사로 초빙, 복식사와 디자인, 창의성을 중심으로 강의했습니다. 교육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교육'이란 화두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공감과 이견을 끌어내기에 좋은 소재가 없다보니 패션과 미술을 엮어 이야기 하면서도, 교육과 관련된 메시지들을 전달하려고 무던히 애를 쓴 하루 였습니다. 오디언스가 교장선생님이 되실 분들이다 보니 예전 학창시절, 복장과 관련된 훈육이나 교육방식에 대해 저도 모르게 한마디를 하게 되더군요.

 

유니폼(Uniform)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원래 유니폼이란 조직과 기관에 소속된 자가, 그 조직의 목표와 비전에 자발적으로 동의함을 공표하는 기능을 가진 '자아 구속적 복식'이란 것입니다. 자발적 동의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철학을 스스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며 여기엔 무엇보다 자부심이 전제되어야 한다고요. 최근 발생한 교복관련 사태들은 조직의 철학에 대한 자부심이 부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소설가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좋아합니다. 그녀는 그녀는 15년동안 거의 유니폼 같은 복장으로 지냈지요. 겨울에는 검은 가디건과 일자형 치마 폴로 목 스웨터 짧은 부츠, 그녀를 이렇게 말합니다.

 

"유니폼이란 것은 형식과 내용을 화해시키고 자기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조화시키고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 자신과 남들에게 암시하고 싶은 것을 매치시키기 위한 하나의 시도이다 이러한 매치는 실제로 찾지 않아도 발견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일단 찾아내고 나면 영원히 간다"  아이들에게 복장관련 훈육을 하면서 조직에 대한 자부심,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주면 알아서 '교복'을 잘 입지 않을까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유니폼이란 아이들의 정신을, 교육과정에서 일사분란하고 질서있게 조직하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아이들의 정신성을 획일화 시키려고 만든 것도 아니지요. 부족한 이야기지만, 많은 공감을 일으켰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