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큰집에 다녀왔어요

 

 

박현웅_외할머니의_봄1_혼합재료_45×45cm_2008

 

큰집에 다녀왔습니다. 큰 어머니께서 오랜만이라며

얼마나 잘 챙겨주시던지요. 누구처럼 '큰집'에 가서 '조인트'를

까이는 일은 우리 큰집에선 없답니다. 저희 큰 어머니는 기계도 잘 다루셔서,

누구처럼 친척조카를 불러 '청소부'를 시키는 일 또한 하지 않으십니다. 그날도 새로 구입한

로봇 청소기로 제가 오기 전 청소를 후딱 해놓으셨어요. '먼지를 80 퍼센트 이상

정리했다'며 이제 '물청소만 하면 된다'고 제가 돌아가면 그때 천천히

하시겠다네요. 오랜만에 큰집에 놀러가니 어찌나 즐거운지요.

제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서 불과 지분 거리임에도

자주 찾아뵙지 못해 아쉬웠거든요.

 

 

박현웅_연양갱_혼합재료_170×140cm_2010

 

큰 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연양갱도 주셨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제과회사의 연양갱과는 비교가 되지 않더군요.

우선 팥의 양과 앙금의 질이, 혀끝에 딱딱 떨어지는게 어찌나 달콤한지요.

미각과 건강 모두를 챙기는 데는 '떡고물' 보다는 팥고물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박현웅_어느새 봄_혼합재료_27.3×22cm_2009

 

박현웅의 그림을 보니 더욱 봄을 만끽하고 싶네요. 금속공예로 시작

화가로 전방위 미술작가로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재료의 범위를 떠나

그는 마음의 풍경을 그림으로 드러내는 일에 주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주제에 따라 평면과 입체작업,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지요. 그의 그림 속, 외할머니의 집 울타리에 피어난 노오란 넓직한

호박꽃잎이 곱습니다. 봄은 누군가 부르지 않아도 온다는 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봄은 옵니다. 아니 꼭 와야 합니다.  정말이지 어느새 봄입니다.

 

제가 사는 워커힐에도 이제 조금씩

봄 바람이 부네요. 오늘은 산책이나 나가야 겠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계속 비가 오네요

모처럼 산책 계획을 세웠는데

우중산책을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