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람_보물찾기_한지에 채색_145.5×112cm_2009
집으로 오는 길, 다리를 통과해 강의 중심으로 걸어갑니다.
늦가을의 기운이 잠행하는 시간, 10월의 밤 공기는 투명한 알몸이
되어 가슴 속에 박힙니다. 꽃길로 꾸며놓은 다리 위에서 비정성시의 도시,
서울의 야경을 수놓은 아파트의 격자무늬를 살펴봅니다. 서울이란 거대한 인간의
숲에서 뭘 찾으려 부산하게 살아가는 걸까요? 선연한 별빛이 사라진, 다리 위로 떨어지는 달빛
헝클어뜨리며 달려가는 차들의 행렬. 걷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 장면 한 장면, 영화의 한 씬을 분석하듯
바라보지만, 모든게 난해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쳐서 주저 않고 싶을때도, 힘을 내어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점심때도 그런 분을 만났네요. 요즘 중소기업들이
정말 힘듭니다. 작은 조직이지만 수장의 어깨위에 얹은 돌의 무게가 수천톤이죠.
힘든 나날들을 버티고 나면, 어린시절 보물찾기의 주인공처럼
내 생의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을까요? 집에 돌아와 우연하게 서재를 정리하다
오래된 소설집 사이에서, 대학시절에 찍은 증명사진을 찾아냈어요. 문득 웃음을 머금네요.
'내게도 이런 풋풋했던 시절이.....'뭐 이러면서 말이죠. 나는 어떤 증명사진을 세상을 향해 찍고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지나온 날들이 아름다왔다고 증명하는 그 사진처럼, 바로 지금 '내'가 가장
소중한 보물이니까요. 그런 나를 많이 사랑하고 싶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기억 속
서랍에서 멋진 보물을 한번쯤 찾아보시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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