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필로소피아

사진보다 오뎅이 좋은 당신에게-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 후기

패션 큐레이터 2009. 9. 12. 12:52

 

 

어제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SIPA)의 오프닝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9월엔 굵직한 미술페어가 연이어 열립니다.

이번 SIPA를 비롯 KIAF와 같은 국제적 규모의 아트페어가 곧 열립니다.

25일부터는 <패션사진의 거장 사라문>展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시가 올 가을을

수놓을 예정입니다. 이제 아트페어를 온라인으로 즐겨보시죠.

 

 

역대 대통령의 모습도 에칭판화로 만들었네요.

두분의 모습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현 대통령 각하가 이 작품

앞에서 오뎅 하나 먹어주면 멋진 퍼포먼스가 될텐데요.......아쉽습니다.

대학졸업과 더불어 바로 비정규직이 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서민행보가 (말만이라도)이어지면 좋겠네요.

 

오뎅과 떡볶이만 열심히 드시느라

이번 발표된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은 작년에 이어

6위나 순위가 떨어져 19위를 차지했군요. 신문 어디에도 이 기사를

찾아보지 못하게 조그맣게 처리해 놓았더군요. 마치 못찾아 읽게라도 하고

싶은듯 말입니다.오뎅만 드시지말고, 예술품도 좀 드시는게 문화자본과

상징자본이 지배하는 현대의 경쟁력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오뎅보다 예술"이라고요.

 

 

금산갤러리부터 시작되는 동선입니다.

음악이란 테마를 판화를 통해 표현하는 백순실 선생님

작품들입니다. 이번에 샘터에서 판화작품집도 나왔고, 전시장에서

뵙고 인사도 드렸습니다. 따뜻한 색감이 좋아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얻고 계시죠.

 

 

개인적으로는 부스 전면에 붙은 대나무 사진작품에

눈길이 갑니다. 김대수 선생님의 사진작품인데, 대나무 마디마디를

어찌나 독특한 색감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던지, 사진작업을 통해 표현한 동양적

정신의 사유가, 대나무란 물성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형 인물사진들도 있고요.

 

 

강영길 작가의 사진도 독특합니다.

자맥질 하는 인간? 혹은 수면속으로 침잠해가는 모습이

사실 수면과 공기 사이를 어울벙 더울벙 오가며 극심한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최근 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사진 앞에 꽤 오래

서 있어야 했습니다. 다시 힘을 내야지요.

 

 

캐스팅 작업한 티셔츠 작품이 예뻐서 찍었습니다.

 

 

이번 호텔아트페어에서도 나인갤러리에서 전시한

작품이더군요. 로봇으로 형상화한 팝아트적 인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릴린 몬로가 꽃을 들고 있군요.

 

 

저번 호텔아트페어에서 발견했던

꽤 좋은 작가 이예린. 도슨트 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이 작품 앞에서 오랜시간 설명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매트릭스와

현실의 경계, 물위에 반영되는 현실의 세계를 믿는다는 작가의 사진작업은

세계의 거대한 메트로폴리스를 소재로 삼아, 수면위에 반영된 세상을 카메라로 잡습니다.

 

 

이번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는 판화와 사진작품을

주로 전시합니다. 페인팅과 달리 판화는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에디션에 따라, 가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 컬렉터를 꿈꾸는 분들에겐

가장 접근하기 좋은 장르입니다.  여기에 사진또한 제 7의 예술언어로

자리잡은지 오래이고, 인간의 시각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사유하는 카메라의 눈을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사진작품은 Decoration Art로도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혼합매체를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많습니다.

조형과 전자기술이 만나, 앙징스런 작품을 만들었네요.

 

 

스페인 작가의 판화였는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네요.

따뜻한 가족의 이미지가 형상화된 작품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사물의 외곽선이 뚜렸하게 그려진 작품을 보면

눈길이 가네요. 시대가 점점 자신의 실루엣이랄까, 정신적 외곽선의 형태를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거나, 혹은 드러내면 그만큼의 상처의 풍경에 노출되는 시대여서일까요?

굵직하게 내 생의 표정을 담아낸 작품이 눈에 들어온건 그런 이유일겁니다.

 

 

학생들 작업도 함께 모아놓았습니다.

옷을 가지고 사유한 흔적의 작품이 있어서 한컷 찍었습니다.

 

 

이번 전시에 가장 압권은 호주작가 제인 다이어의

<북 프로젝트>였습니다. 작가와 만나서 대화를 오랜동안

나누었습니다. 책이 예술의 오브제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작가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번 설치를 위해

2000권의 책을 사용했다더군요. 지식이 빛의 속도로 생산되고

소비되지만, 국가의 경계를 넘어가면서 오독과 다양한

의미체계를 생산하는 매개가 되는 지금.

 

책의 운명과 더불어 허공에 떠다니는

책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작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는 다양한 신인작가의 작품도 살펴볼 수 있도록

학생들 작품까지 아우르는 신선하고 풍성한 기획이 돋보였습니다.

아트페어는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한번쯤 가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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