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Fashion/패션 필로소피아

드라마 스타일의 실제 주인공-보그 코리아 이명희 편집장을 만나다

패션 큐레이터 2009. 9. 2. 10:58

 

  

 

어제 저녁 도산공원에 있는 토스카나식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에 갔습니다. 보그 코리아의 파워 블로거들을 위한 파티가 열렸거든요.

저는 2년전 보그에서 블로거들을 뽑을 때 응모해, 운이 좋게 당첨된 까닭에 지금은 보그 까페의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을 열심히 올리거나 취재를 다닌건 아니지만

 아트 분야 카테고리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뛰고 있죠.

 

 

보그 코리아 이명희 국장님이 나오셔서 소개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드라마 스타일에 나오는 박기자랑 너무 다르지요? 라며 시작하셨습니다)

패션 매거진 보그는 오랜 역사를 가진 잡지입니다. 우리가 요즘 유행처럼 사용하는

프렌치 쉬크(French Chic)의 역사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 중의 하나로 뽑히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코코 샤넬과 폴 푸와레(남성 디자이너), 가젯트 뒤 봉통(프랑스판 보그의 경쟁자),

베니티 페어등이  보그와 함께 프렌치 쉬크의 역사를 만든 주역이죠.

 

보그는 단순한 패션잡지가 아니었습니다.

초기 샤넬과 같은 디자이너가 성공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고

무엇보다 샤넬과 연관을 맺고 있던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들, 가령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나

에릭사티의 음악은 보그의 적극적인 광고가 없었다면 사실 알려지기 어려웠지요.

 

 

보그 코리아 이명희 국장님과 포토존에서 한컷 찍었습니다.

드라마 스타일의 박기자처럼 380만원짜리 피에르 발망의 레이스탑을

입고 있지 않은점. 주목해서 보시길요.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답니다. 1892년 아서 볼드윈이

주간지로 창간했던 보그는 이후 콘데 나스트란 오늘날의 창립자를 통해 격주간지로, 1973년부터 월간지로

변신하면서 시대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담았습니다. 1920년대 대공황시절부터 60년대의

성의 혁명이라 불리는 그 시대의 풍경을 패션이란 거대한 담론을

통해 풀어낸 매체였지요.

 

한국에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란 영화와 소설을 통해

현재 미국판 보그의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를 통해 보그는 더 대중성을

얻게 됩니다. 특유의 보브 헤어스타일과 실내에서도 선글래스를 벗지않는 모습으로

흔히 '엣지있는' 모습을 선보였죠. 보그는 제 기억이 맞다면 24개국에서 발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국판 보그를 자주 보는데요. 각 나라별로 미세한 특징을 감지할수

있습니다. 가령 영국판은 다소 보수적이고 옷의 묘사가 드러나는 문장이 좋아

저로서는 텍스트처럼 읽기도 합니다. 프랑스판은 미술과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고, 안나 윈투어가 있는 미국판은 대중화될 패션의

코드와 신인 디자이너의 작품에 많은 관심을 쏟죠. 

 

코리아판 보그는 한국패션과 전통미에도

관심을 갖고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묶은 화보를 낼 때가 있는데 이때는

꼭 구매해서 정리를 해놓지요.

 

 

보그 파워 블로거 중에는 패션 에디터가 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마구마구 질문을 쏟아냈는데 조목조목 유용한 답을 해주셨어요.

제가 앉은 테이블엔 보그 최고의 글쟁이라 인정받는 GQ 매거진의 이충걸 부장이 계셔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이충걸 부장님이 오시는 줄 알았더라면 예전 글쓰기 연습할 때 자주 읽던

이충걸님의 <해를 등지고 놀다>란 인터뷰집을 가져가 싸인을 받았을텐데 아쉽네요.

 

요즘 많은 젊은 여성분들이 패션 에디터가 되고 싶어하는 것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드라마 <스타일>의 박기자 같은 삶은 너무

포장된 모습인 것도 다 알죠. 최신패션을 타인보다 먼저 경험해보기도 하고 멋진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할 기회도 많고, 그러다 보니 선망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경품추천도 했는데 저는 아쉽게 하나도 안걸리네요.

1등이 제주 신라호텔 숙박권이었거든요. 그거 되었으면 바로 날라갔겠죠.

 

 

각 블로거들에게 선물과 감사장도 주시더군요.

제 아이디와 보그로고가 찍힌 아이팟, 겐조의 남성향수를

선물로 받았네요.

 

 

어제 정식으로 위즈덤 하우스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제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면서 본격적인 글을 써야겠네요. 무리수를 둔

일정이긴 합니다. 글의 초점이 흐려지지 않으려면 우선 제가 저를 쳐서 밀고 가야겠지요.

패션 산업이 유지되는 건, 그것이 시스템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그 같은 패션 매거진은 한발 앞서

스타일과 유행의 코드,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것이 일이고, 저와 같은 복식사가에겐

현대의 작업을 과거의 영향력과 문화적 요소들과 연관시켜 책을 쓰는 것이죠.

올 해가 끝나기 전까지 열심히 달려야 겠습니다.